APEC 전 아세안 정상회의…한미 '관세·안보' 물밑 접촉에 주목

정부, APEC '총력전' 속 관세·안보 등 실무 접촉 타진 가능성
전문가 "아세안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 전 좋은 소통 기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앞 아세안 로고의 모습 2025.10.23./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한미 정상이 오는 26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을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한미가 다음 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와 안보 협상의 극적 타결을 위해 실무 차원의 소통을 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백악관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에 현지시각으로 26일 오전 도착해 정상회의 만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로 향한 뒤, 29일 경주에 도착해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한미 정상의 양자회담은 APEC 때 열리지만, 한미 간에 관세와 안보 협상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어 한미의 핵심 실무진들은 수시로 접촉 계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엿새간의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할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관세 협상을 이끌고 있고, 헤그세스 장관은 한미 안보 협상에 관련된 인사라는 점, 루비오 장관은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중 누구라도 관세 및 안보 협상 관련 한미 접촉에 나설 수 있는 인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 24시간도 머물지 않고 일본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많진 않지만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대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언제라도 접촉에 나설 수 있다는 기류다.

양측은 지난 8월 25일 첫 한미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간 무역·안보 후속 협상을 이어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했다. 지난 16일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불과 6일만에 다시 러트닉 장관을 만난 것이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5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만나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는 등 한미 당국자들의 수시 만남은 통상적 전례와 다르게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안보 협상의 결과물을 관세 협상의 결과물보다 먼저 발표하는 방안도 APEC 전까지 꾸준히 제기하겠다는 것으로 전해져, 이와 관련한 소통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보 협상의 결과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미국 측은 통상·안보 두 개가 완성될 때 한꺼번에 발표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도 "우리는 (통상·안보를) 따로 (발표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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