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때부터 '맞춤형 특기병' 준비…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 이용자 증가

7월부터 취업맞춤특기병 모집 특기 38개→83개로 확대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구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방문한 모습.(병무청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 9월 29일 이른 아침, 대구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는 경북 경주시 소재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활기를 띠었다. 학생들은 군 복무를 미래 진로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 프로그램의 첫 순서는 관심 있는 직업 분야에 따라 적합한 군 특기를 매칭해주는 직업선호도검사다. 기계과에 재학 중인 이승협 군은 검사 결과 현실형·탐구형·예술형·사회형·진취형·관습형 등 6가지 흥미유형 중 조직을 관리하는 활동에 흥미를 느끼는 진취형으로 나왔다.

전문상담관은 이 군의 전공·자격과 진로 계획 등을 고려해 지원 가능한 군 특기를 추천해 줬다. 막연히 해병대 복무를 희망하던 이 군은 "좋아하는 분야나 전공을 군 복무와 연결해 특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신기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진 병역이행설명회 시간에는 학생들의 눈빛이 한층 더 진지해졌다. 병역이행 과정과 군 생활 및 복무 중 자기개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각 군 모병관도 함께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고 한다.

병역이행설명회는 병역 의무가 없는 여학생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다. 군에는 다양한 보직이 있는 만큼 군과 관련한 직업을 갖는 것도 전공과 적성을 살린 취업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무원 시험을 앞둔 오희수 양은 "군에 대한 자료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센터를 방문하니 정보도 얻고 군에 대한 친근감이 생겨 진로에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 학생이 대구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방문해 소총 사격을 체험하고 있다..(병무청 제공)

센터의 군 전시·체험관은 학생은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다. 각 군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보급품을 관람하고, 사격·자주포 가상현실(VR)·군복 입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몸소 느끼고 경험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은 군 복무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감을 줄일 수 있다.

센터 견학을 마친 학생들은 "병무청은 딱딱하고 지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체계적이다"라며 "병역판정검사를 받으면 추천해 준 특기로 입영하겠다"라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취업맞춤특기병은 병역이 사회 경력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집제도이다. 취업맞춤특기병은 입영 후 관련 분야에서 복무하며 자기개발을 이어갈 수 있고, 전역 후에는 국가보훈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기관의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병무청은 올해 7월부터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취업맞춤특기병 지원 가능 특기를 종전 38개에서 83개로 전면 확대해 선택폭을 넓혔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직업계고 졸업(예정)자가 취업맞춤특기병으로 입영할 수 있게 됐다.

병역진로설계센터는 현재 서울을 비롯해 대구·광주·대전·부산·춘천·수원·인천·울산·창원·의정부 등 전국 11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현역병 입영대상자부터 사회복무요원, 초중고교 학생, 부모 등 누구나 이용 대상이다.

센터 이용자 수는 2022년 3만 2000명에서 2023년 4만 8000명, 2024년 6만 4000명으로 2년 사이 2배 늘었다. 서비스 만족도 역시 2022년 88.7점, 2023년 87.5점, 2024년 90.7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청춘의 소중한 시간, 병역이 청년들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가 미래 준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아낌 없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