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5년간 부대 내 동원재입영 훈련 '0건'…'예비전력 정예화' 엇박자

훈련장 미보유 근거로 들었지만…자체 훈련장 있는 부대도 시행 안 해
해군 "내년부턴 전 부대에서 정상 시행되도록 조치할 것"

자료사진.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해군이 동원 훈련에 불참한 예비역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동원 재입영 훈련을 지난 5년간 한 건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자체 훈련장 미보유, 타 부대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해명하며 내년부턴 전 부대에서 동원 재입영 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4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군 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5년간 동원 재입영 훈련을 한 건도 시행하지 않았다. 2020~2021년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동원 훈련 미실시, 2022년~2024년엔 훈련 편성 가능 일자 부족 및 자체 훈련장 미보유 등을 이유로 재입영 훈련을 추진하지 않았다.

국방부 예비군 교육훈련 훈령은 병력 동원소집 대상자가 동원훈련 I형 훈련을 받는 걸 원칙으로 하되, 미참석자에 대한 추가 훈련이 없을 경우 각 군 지침을 따르도록 한다. 해군·해병대의 예비군 교육훈련 지시서는 병력 동원훈련 정기 소집에 미참석한 인원에 대해 각 부대에서 동원훈련 I형으로 분류되는 재입영 훈련을 실시하도록 규정했지만, 해군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육·공군과 해병대가 재입영 훈련을 꾸준히 시행해 온 것과 대조된다. 육군은 코로나19로 동원 훈련 자체를 진행하지 않은 2020~2022년을 제외하고 2023년부턴 매년 정기 동원 훈련에 불참한 예비역들을 모아 훈련을 진행했다.

공군도 2020~2021년 코로나19, 2022년 10전투비행단(전비)이 부대 여건 제한 및 훈련 편성 가능 일자 부족을 이유로 건너뛴 것을 제외하고는 2022년부터 매년 전 부대가 연간 1~4회의 재입영 훈련을 시행했다. 해병대 역시 2020~2021년 코로나19를 제외하곤 전 부대가 매년 1~8회의 재입영 훈련을 했다.

해군은 이와 관련해 훈련 편성 가능 일자 부족 및 자체 훈련장 미보유 등을 이유로 재입영 훈련을 미시행한 사실이 있긴 하지만, 입영 훈련 미시행 인원에 대해선 육군 위탁 등을 통해 훈련을 이수했다고 해명했다. 국방전산정보원에 따르면 2022년엔 710명, 2023년엔 1734명, 2024년엔 1798명의 해군 예비역이 동원 재입영 훈련 미편성으로 타군에 위탁돼 훈련받았다.

하지만 해군 1·2·3함대 등 자체 훈련장을 갖고 있는 부대도 타 부대와 마찬가지로 재입영 훈련을 시행하지 않고 위탁 훈련을 한 건 전투력 제고 측면을 고려할 때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군별로 예비군 동원 기간 및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어 훈련 방식이 조금씩 다를뿐더러, 군 장병 급감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예비전력의 정예화에 힘쓰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이같은 조치는 대비태세 준비 및 군 기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올해 초 2025년을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도약의 해로 삼고 훈련 체계 개선 및 전투력 보장에 힘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해군은 훈련장이 있는 일부 부대만 재입영 훈련을 진행할 경우 타 부대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말부턴 일부 여건이 가능한 부대에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며, 부산에 동원 훈련장을 완공해 내년부턴 전 해군 부대에서 재입영 훈련이 정상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도 했다.

강 의원은 "예비전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해군이 지난 5년간 단 한 번도 재입영 훈련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라며 "지금이라도 재입영 훈련을 시행해 예비전력의 전투준비태세가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