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은 심각한 핵보유국"…또 고개드는 '북핵 용인' 우려

재집권 시 '북핵 동결-제재 완화설' 부인했지만…예측 불가능성에 '촉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되며 그가 재선할 경우 북핵을 '용인'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슈퍼화요일'에서 패한 직후 (이하 현지시간) 대선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미 대선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확정됐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에서 맞붙는 건 112년 만의 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한국으로선 그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집권 당시 북한과 핵 협상을 벌인 것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고 있어 재집권 시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슈퍼화요일'에 승리한 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재임 시절에는 그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북한은 '심각한 핵보유국'(serious nuclear power)이지만 북한과도 잘 지냈다. 김정은과 우리는 매우 잘 지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s) 용어를 쓰진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미 매체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핵 동결'의 대가로 대북 경제재재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어 이번 발언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는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7년까지만 해도 김 총비서와 핵 위협을 가하는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력충돌 직전까지 긴장감을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북한을 '파트너'로 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거나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한국의 입장에서는 안보 위협에 해당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대선 후보 확정과 함께 나온 이번 발언이 북미 간 제2의 '핵 담판'을, 한국에는 '트럼프 발 안보 위협'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발언이 정책의 방향을 예고하기보다는 북한과 대립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데 방점이 찍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트럼프는 국내 정치적인 역동에 굉장히 민감하다"라며 "일종의 핵군축 회담, 핵동결로 갔을 때 국내외에서의 여러 가지 반발들을 이미 예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트럼프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 없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미국 내에서는 오히려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라며 "트럼프는 자신을 늘 기업가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 상대방에게 쉽게 '큰 것'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성향도 분명히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