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해법… 한일 정부가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란?

과거사에 日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명기
1998년 한일정상회담서 발표… 양국 우호관계 구축 토대

박진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6일 오전 청사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3.0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가 6일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1998년 '김대중-오부치(小淵) 선언'을 계승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하면서 "한일 양국이 1998년 10월에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도 이날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내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할 것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1998년 10월 '한일 공동선언',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것이다. 여기엔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로 한국민들에게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음을 인정한다는 내용과 함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명기됐다.

또 이 선언엔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가기 위해 △정상 간 긴밀한 상호 방문·협의를 유지·강화하고 정례화하며, △각료급 협의 강화 △의원 간 교류 장려 △양국 간 문화·인적교류 확충 등을 추진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이후 한일 간 우호협력 관계의 토대를 마련했단 평가를 받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 AFP=뉴스1

그러나 이후 일본 정부·정치권에서 한일 간 과거사를 왜곡하는 발언들이 잇달아 나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의미도 퇴색했단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양국 정부는 다시 한 번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얘기하면서 그간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등 때문에 계속돼온 한일 간 경색 국면을 해소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작년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3·1절 기념사에선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평가하며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 정부가 이날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나 국민이 기대했던 수준은 아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기 이후 역사적으로 후퇴한 일본의 정치 지형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정도의 의미는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