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서 이례적으로 美 해병대 지휘한 軍…'전진기지 작전'의 의미
2030년 완성 목표…美, 외국군과 훈련서 EABO 적용은 처음
- 허고운 기자
(호놀룰루=뉴스1) 허고운 기자 = 세계 최대 다국적 해상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서 우리 군이 주도하는 한미 연합 해병대 훈련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정전방기지작전(Expeditionary Advanced Base Operation·EABO)'이라고 불리는 이 훈련은 미군도 실험 단계에 있는 만큼 우리 군이 세계 최신예 전술을 학습함과 동시에 세계 해병대의 미래를 그려나간다는 의미가 있다.
8일(현지시간) 림팩이 진행 중인 미 하와이 호놀룰루섬 일대에는 림팩 안상민 해군 소장이 지휘하는 다국적 연합 강습상륙작전부대 176연합기동부대(CTF-176) 예하 상륙군 해병대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해군 관계자는 "우리가 지휘를 맡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올해 훈련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이번엔 특별히 EABO를 최초로 수행하게 된다"며 "EABO는 미군도 해외연합훈련에선 최초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새로운 작전 개념인 EABO는 적에게 빼앗긴 도서를 탈환하기에 앞서 일종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작전의 핵심이다.
EABO는 전차 부대를 아예 없애버리고 빠르게 기동할 수 있는 해병대 병력을 활용해 특정한 육지나 도서 등지에 공격적으로 침투시키는 동시에 다연장 로켓과 무인기 등으로 거점을 확보하고, 똑같은 개념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니면서 아군의 안전도 보장하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화력 지원은 물론 해양통제, 항공 차단 및 미사일 방어, 전자전, 정보전, 사이버전이 모두 진행된다. 단순한 해병대 작전이 아닌 만큼 다양한 역할군의 합동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미군은 그동안 적 해안에 일시에 해병대원을 대거 투입하는 상륙작전을 구사해왔다. 함포 사격과 공중 화력 지원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상륙작전인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한국전쟁(6·25전쟁) 때의 '인천상륙작전' 처럼 대규모 병력의 희생은 불가피했다.
특이한 점은 미군도 실전은 물론 연합훈련 때 EABO를 적용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작전 자체는 데이비드 하트 미 해병대 대령이 지휘하는 176.4 기동전대가 맡지만, 기동전대들을 지휘하는 사람은 안상민 소장이다.
하트 대령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실제 전쟁에 나가기 전에 임무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며 "언제 적을 마주할지 모르니 언제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전투력 향상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와이 진주만에서 만난 한 미 해병대원은 "한국 해병들이 책임감을 갖고 훈련에 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며 "실전에서 피를 흘릴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함께라면 그 어떤 적이라도 무찌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EABO는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념 정립 초기 단계에, 첫 연합훈련에서 외국군에게 지휘를 맡긴다는 건 우리 군의 능력에 대한 강한 신뢰가 있다는 방증이다.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대외 메시지로도 읽힌다.
우리 해군 관계자는 "미군도 아직은 EABO의 원론적인 부분만 알뿐 구체적인 교리는 정하지 않았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가 미 해병대의 선진 교리 개념을 습득하는 동시에 해병대의 미래를 미국과 함께 그려나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EABO가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은 물론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 상공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고, 이에 미군이 선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림팩에 참가 중인 크리스토퍼 바토스 미 해병대 소령은 "이번 연합훈련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고, 이를 발전시키는지에 달려 있다"며 "특정 세력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전력을 키울 수 있다는걸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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