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기 총동원한 美 전략자산 검토 압박…"北, 군사동향 없어"

美국방 고위당국자 "한국과 지속적으로 논의"
B-1B·B-52 등 전폭기, 항공모함 전진 배치 가능성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 2017.10.21/뉴스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북한이 대남공세를 이어가면서 미 전략자산을 다시 한반도에 전개한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남북 및 북미 대화국면에서 자제해왔지만, 고강도 군사도발을 예고한 북한에 뚜렷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차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조치 및 군사행동 계획 예고 사흘 만인 19일 처음으로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문제를 언급했다.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대행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최근 며칠간 이 지역에 대한 이례적(extraordinary) 위협을 계속 가하고 있어 우리의 지속적인 경계가 요구된다"며 "우리는 어떤 유형의 위협과 도발에 대해서도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그 문제는 우리가 동맹국인 한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헬비 차관보 대행은 '앞서가지 않겠다'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아주 솔직히 말하면 이들(연합훈련 재개·전략자산 전개)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 보존뿐 아니라 평화와 안정 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반도에 전개 가능성이 높은 미 전략자산으로는 B-1B, B-52, B-52 폭격기를 꼽을 수 있다. 북한 지휘부 및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자산들이다. 특히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군사도발 위협이 빈번하던 2017년 동해 북방한계선(NLL) 넘어 공해상까지 전개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었다.

미군의 오랜 핵전략자산인 B-52 폭격기는 최근 한반도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17일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와 함께 동해 일대에서 연합작전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0월 제주에 입항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2000t급). 2018.10.12/뉴스1 ⓒ News1

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미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인근에 전진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태평양에는 로널드 레이건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동태평양은 니미츠호가 담당하고 있다. 각 항공모함에는 60대 이상 전투기가 실려 있어 유사시 동시다발 타격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대북 압박을 위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다시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또 군사 압박 차원에서 지금이 한미 연합훈련을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8년 봄 이래 중단했던 핵 폭격기를 포함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재개를 선언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핵 폭격기, F-35 전투기,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 등을 거론했다.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19일 오전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돼 있다 . 2020.6.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대남공세를 계기로 긴밀하게 공조하는 모습이다. 한반도 상공에는 최근 미 리벳조인트(RC-135W), 가드레일(RC-12X), U-2S 고고도정찰기 등 정찰자산이 전개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총참모부의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에 부대 전개 △DMZ에서 철수한 GP 복원 △1호 전투 근무체계 격상 및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대남전단(삐라) 살포 등 4개 군사행동 예고와 관련해 아직 북한군이 직접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총참모부가 언급한 4가지 군사행동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jun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