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서 발견된 폐기종"…폐 기능 저하 겹치면 사망 위험 3.1배
삼성서울병원 연구진, 5276명 12.9년 추적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건강검진에서 '초기 폐기종'이 발견됐더라도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폐 기능까지 떨어진 상태라면 사망 위험이 정상인보다 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폐기종만 보이는 경우 사망 위험 차이가 없었지만, 폐 기능 저하가 함께 확인되면 위험도가 크게 뛰면서 단순 영상검사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고위험군을 가려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박혜윤 호흡기내과 교수·이호연 영상의학과 교수·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황정혜 건강의학본부 교수와 장유수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교수 연구팀이 2010~2019년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에서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와 폐활량 검사를 받은 성인을 장기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호흡기 분야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두 번 이상 받은 5만 596명 가운데 폐암 병력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뒤, 영상 분석이 가능한 인원 중 약 11%를 무작위로 뽑아 최종 5276명을 분석했다. 사망 여부는 국가 사망 자료와 연계해 확인했고, 추적 기간 중앙값은 12.9년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흉부 CT 영상에서 초기 폐기종이 확인된 사람은 전체 분석 대상의 18.7%(986명)였다. 폐기종이란 폐 속의 작은 공기주머니인 폐포의 벽이 손상되면서 공기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번 연구에서는 흉부 CT에서 측정한 폐기종 지표(LAA-950)가 1.5% 이상인 경우를 '초기 폐기종'으로 정의했다. 1.5%는 이번 검진 대상자 중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평균값에 해당한다. 기존 COPD 연구에서는 주로 LAA-950이 5% 이상인 경우에 악화·사망 위험과 관련성이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폐기종 지표와 폐활량 검사를 함께 분석했다. 처음 1초 동안 내쉰 양(FEV1/FVC)이 70% 미만이면 기류 제한으로 봤다. 그 결과 초기 폐기종과 기류 제한이 모두 있으면 사망 위험이 둘 다 없는 사람보다 약 3.1배 높았다. 반면 초기 폐기종만 있고 기류 제한이 없으면 사망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초기 폐기종에서 폐 기능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이 교수는 "흡연자에게 흔하지만 변화가 경미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간과하기 쉽다"며 "치료가 필요한 위험 상태로 진행할 환자를 초기에 찾아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가벼운 폐기종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폐활량 검사와 함께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면서 "통합적 접근과 폐의 구조·기능 저하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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