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사실상 '무용지물'…설치율 100%인데 실제 촬영 3.8%
의식 없는 상태 수술 509만건 중 CCTV 촬영 19만건
전진숙 "환자 알 권리·선택권 보장 제도 개선 필요"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 대상 의료기관은 사실상 모두 CCTV를 설치했지만 실제 CCTV가 촬영된 수술은 전체의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대상 의료기관은 총 2529개소로, 휴업 중인 1개소를 제외한 2528개소 모두 CCTV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23년 9월 25일부터 지난 6월 말까지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시행된 수술은 총 509만 4504건으로, 이 가운데 CCTV가 촬영된 수술은 19만 4014건으로 전체 수술의 3.81%에 불과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지난 2016년 고(故) 권대희 씨 사망사건 등을 계기로 폐쇄된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와 불법행위의 객관적인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도입됐다.
관련 의료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23년 9월부터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촬영 요청 19만 4806 건 가운데 실제 촬영으로 이어진 경우는 19만 4014건으로 요청 대비 촬영률은 99.6%에 달했다.
전 의원은 환자의 촬영 요청 자체가 전체 수술의 3.8%에 불과하다는 점이 수술실 CCTV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문제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은 환자 또는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의료기관이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료기관은 수술실 CCTV 영상을 최소 30일간 보관해야 한다. 보관기간 중 영상 열람·제공 요청을 받으면 해당 요청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영상을 삭제할 수 없다.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해 보관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CCTV 촬영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개별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의무는 없으며, 의료기관 내부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안내할 수 있다.
전 의원은 이에 따라 환자가 CCTV 촬영제도를 인지하지 못할 경우 촬영을 선택할 기회 자체를 갖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먼저 제도를 인지하고 촬영을 요청해야 CCTV 가 작동하는 구조인 셈이다.
전 의원은 "수술실 CCTV 설치율은 사실상 100%인데 촬영률은 3.8%에 그친다는 것은 '설치'만으로 제도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수술 전 CCTV 촬영 가능 여부를 충분히 안내하고 환자가 촬영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환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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