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만 받고 끝나는 병원 아냐"…91세 어르신이 이곳 향한 이유
박상윤 씨, 중앙대의료원에 평생 모은 재산 등 기부
유산기부 프로그램 통해 절차와 생전 돌봄까지 지원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중앙대의료원은 기부금만 받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나를 기억하고 끝까지 함께해 주는 병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게 일군 재산을 가족에게만 남기기보다 자신이 평생 중요하게 생각해 온 나눔의 가치가 의미 있는 곳에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박상윤 씨(91)는 오는 9월 13일 '국제 유산기부의 날'을 맞아 중앙대의료원을 통해 본인이 평생 모은 현금과 부동산 일부를 기부하게 된 계기를 11일 이같이 밝혔다. 중앙대병원이 의미 있게 사용하리란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이날 의료원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018년 83세의 나이로 중앙대병원을 방문해 평생 모은 현금과 부동산 일부를 병원과 환자를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의향을 처음 전했다. 재산을 가족에게만 남기기보다 나눔의 가치가 의미 있는 곳에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후 박 씨는 의료원과 기부금 사용처, 방법을 논의하며 본인 뜻을 구체화했다. 기부금은 2022년 중앙대광명병원 건립 과정에 활용돼 새 병원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으며, 올해는 중앙대병원 수술실 확장공사에도 사용됐다. 수술실에는 그의 기부를 기리는 현판도 설치됐다.
의료원은 기부금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박 씨에게 꾸준히 공유해왔다. 주요 후원 행사에 초청해 병원의 변화와 기부금 활용 현황을 전하는 한편, 가정방문 간호 서비스를 통해 건강 상태도 살펴왔다.
유언장 작성이나 유언대용신탁 설정 등 전문 절차가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금융 전문가와 연계해 기부자가 본인 뜻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박 씨는 최근 본인 주거지의 전세보증금까지 의료원에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박 씨는 "기부금만 받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기억하고 끝까지 함께해 주는 병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전에 기부의 뜻을 정하고 기부금의 사용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것은 본인 재산이 어떤 의미로 남을지 직접 선택한다는 점에서 유산기부의 의미가 있다.
의료원은 박 씨 사례가 유산기부가 사후에 재산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본인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와 뜻을 다음 세대와 사회에 이어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9월 13일 '국제 유산기부의 날'을 맞아 소개하고 싶다는 취지다.
의료원은 유산기부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Legacy102'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본인 유산 가운데 10%를 의료·교육·예술·사회복지·종교 등 두 곳 이상의 기관에 나누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유산기부 프로그램이다.
의료원은 하나은행, 법무법인 화우, 신영증권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유언공증과 유언대용신탁 등 법률·금융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고령이나 홀로 생활하는 기부자에게 사회복지사 연계, 정기 방문, 병원 이용 시 동행 등 생전의 생활과 건강을 살피는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의료원의 이왕수 대외협력처장은 "박 어르신처럼 자신의 뜻을 미리 정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유산기부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기부자의 뜻이 의료 현장에 온전히 반영되고 더 많은 환자를 위한 변화로 이어지도록 상담부터 실행까지 함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대의료원은 중앙대병원과 중앙대광명병원을 비롯해 의생명연구원, 의과대학 등으로 구성된 대학병원 의료체계다. 환자 진료뿐 아니라 의학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며, 발전기금과 유산기부 등을 통해 의료 발전과 환자 지원을 위한 후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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