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뇌혈관 손상 뚜렷…관리 중요
뇌혈관 기능 저하와 관련된 주요 단백질 변화 확인돼
"대기질 정보 확인 후 야외활동 조절하는 관리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당뇨가 있으면 초미세먼지에 노출됐을 때 뇌혈관 기능 이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와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고 대기질 정보를 확인해 야외활동을 조절하는 등 환경요인을 고려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초미세먼지와 당뇨가 뇌혈관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산화스트레스와 세포사멸분야 국제 학술지인 '자유 래디컬 생물학 및 의학(Free Radical Biology and Medicine)'에 게재됐다.
초미세먼지는 직경 2.5㎛ 이하의, 머리카락 굵기 20분의 1에 불과한 매우 작은 입자로 호흡기를 통해 체내 깊숙이 침투해 다양한 건강 영향을 유발하는 주요 환경 위험 요인이다.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 깊이 스며든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손상돼 뇌 조직에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치매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 등 혈관 위험 요인의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 2024년 혈관성 치매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0.7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발표한 치매 위험 감소 가이드라인 제2판에서 대기오염 노출 감소를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한 환경적 중재 방안으로 권고했다. 생활 속에서 조절 가능한 요인들을 관리하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사람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 당뇨 환자 유래 혈관내피세포, 초미세먼지 노출 동물모델 및 혈관성 치매 환자의 사후 뇌 조직 등을 이용해 초미세먼지와 당뇨가 뇌혈관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되거나 당뇨가 있으면 뇌혈관 기능 변화와 관련된 단백질 'BACE1'과 스트레스 반응성 단백질인 'GDF15'가 증가하고 혈액 속 유해 물질이 뇌 조직으로 무분별하게 들어가는 것을 막는 '혈액-뇌 장벽'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당뇨 환자 유래 혈관내피세포에 초미세먼지를 추가로 노출했을 때 혈관 내피 기능 이상이 더욱 뚜렷했다. 이는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혈관 손상에 취약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혈관성 치매 환자의 사후 뇌 조직에서도 노화 관련 지표(GDF15)가 증가하고 혈관내피 기능 이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결과는 BACE1과 GDF15가 뇌혈관 손상 및 혈관성 치매의 병태생리와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와 당뇨가 뇌혈관 내피세포의 BACE1-GDF15 경로를 통해 뇌혈관 장벽 기능 이상에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향후 뇌혈관질환과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및 조기 관리 전략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의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당뇨 등 기저질환자는 혈관 기능이 저하돼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고,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뇌혈관 노화 및 뇌 손상이 쉽게 진행될 수 있다"며 "야외활동 조절 등 환경요인을 고려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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