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떨어지고 노인은 넘어진다…손상환자 40% '추락·낙상'
추락환자 절반 10세 미만·낙상환자 절반 60세 이상
80세 이상 손상환자 비중 10년 새 3배…고령층 중증 위험 높아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 10명 중 4명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같은 높이에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은 10세 미만 어린이에게 집중됐지만 낙상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5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통계는 전국 29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다. 지난해 조사 대상 손상환자는 총 9만 8615명으로 이 가운데 23.8%가 입원했고 2.3%가 사망했다.
전체 환자 중 남성이 56%로 여성(44%)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70대가 9.9%였고 80세 이상이 9.5%를 차지했다. 70세 이상을 합하면 19.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10세 미만 어린이도 17.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급실 손상환자의 고령화도 뚜렷했다. 80세 이상 환자 비중은 2015년 3.2%에서 지난해 9.5%로 약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70대 비중도 5.7%에서 9.9%로 늘었다. 고령층은 노화로 근력과 균형감각 및 시력이 떨어지는 데다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반면 10세 미만 어린이 비중은 24.8%에서 17.2%로 감소했다. 지난해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의 52.9%는 60세 이상이었고 사망환자 중에서는 80세 이상이 22.6%로 가장 많았다.
전체 손상 원인 중에는 추락·낙상이 40%로 가장 많았다. 운수사고가 15.5%였고 사람이나 물체 등에 부딪혀 다치는 둔상이 14.8%로 뒤를 이었다.
추락·낙상 비중은 2015년 29.6%에서 지난해 40%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운수사고는 17.3%에서 15.5%로 줄었고 둔상도 22.7%에서 14.8%로 감소했다.
추락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져 다치는 사고다. 지난해 추락 손상환자는 1만 419명으로 이 가운데 10세 미만 어린이가 45.4%를 차지했다.
추락 사고의 60.2%는 집에서 발생했다. 집 안에서는 방·침실이 46.6%로 가장 많았고 거실이 22.1%로 뒤를 이었다. 어린이는 추락환자 수가 많았지만 입원 비중은 8.9%로 비교적 낮았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했다.
낙상은 같은 높이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다치는 사고다. 지난해 낙상 손상환자 2만9065명 가운데 80세 이상이 19.9%로 가장 많았다. 70대가 15.7%였고 60대가 14.8%로 60세 이상이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특히 낙상으로 입원한 환자 중 80세 이상이 33.1%를 차지했고 사망환자 중에서는 42.5%에 달했다. 고령층의 낙상이 골절 등 중증 손상과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낙상 사고도 집에서 발생한 비율이 45.3%로 가장 높았다. 집 안에서는 거실 25.1%와 화장실 23.5% 및 방·침실 22.6%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중독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6816명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이 60.5%였고 의도적으로 중독물질을 사용한 환자가 69.4%에 달했다.
중독물질은 치료약물이 66.7%로 가장 많았다. 가스 11.5%와 인공독성물질 10% 및 농약 9.4% 순이었다. 중독 원인별로는 자살 목적이 58.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 비중은 지난 2015년 44.9%에서 지난해 66.7%로 증가했다. 반면 가스는 같은 기간 20.6%에서 11.5%로 줄었고 농약도 16%에서 9.4%로 감소했다. 치료약물 중독은 의약품을 정해진 용량보다 많이 복용하거나 여러 약물을 함께 사용해 독성이 나타난 경우를 뜻한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8.1%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15.8%로 뒤를 이었다. 10~20대가 전체 중독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6.9%에서 지난해 33.9%로 2배 증가했다. 특히 10대는 5.6%에서 15.8%로 2.8배 늘었다.
보호장비 착용 여부도 운수사고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3.9%로 착용자(1.9%)의 약 2배였다.
오토바이 헬멧 미착용자의 사망률은 10.4%로 착용자(3.5%)의 약 3배에 달했다. 자전거 헬멧 미착용자의 사망률도 1.7%로 착용자(0.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어르신의 낙상과 젊은 세대의 중독 손상처럼 연령대별로 손상 양상이 다른 만큼 그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예방의 출발점"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손상 예방관리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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