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병원이 안전해야 환자도 안전"…'직장내' 괴롭힘 대응 강화한다

복지부·노동부·병협 등 '일하고 싶은 안전한 병원 만들기' 협약
괴롭힘이 다수 접수된 중소병원 14곳 점검 중…신고체계 확충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병원 현장 내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에 나섰다. 실태조사에 나서는 한편 실노동 시간을 줄이기 위한 각종 사업도 병행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의료종사자가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상담·지원체계도 강화한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두드러져…근절 위한 각계 노력 절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13일 오전 인천 제물포구 인하대병원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노사발전재단, 한국고용노동교육원과 '일하고 싶은 안전한 병원 만들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최근 병원 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과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해 의료종사자가 안타까운 일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병원 내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료현장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무 특성상 업무강도와 책임 수준이 높고 종사자들이 지속적인 긴장과 심리적 부담(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보건·복지 분야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업종이다.

의료현장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무 특성상 업무강도와 책임 수준이 높고 종사자들이 지속적인 긴장과 심리적 부담(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보건·복지 분야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업종이다.

지난 2024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실태조사'에서 괴롭힘 경험률이 보건·복지 분야(2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역시 해당 분야의 접수 비율(16%)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부처 간 협업을 통해 병원 조직문화와 근무환경 전반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협약기관은 '보건의료 일터혁신 협의체'를 구성하고 반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하면서 △현장 문제 파악 △조직문화와 근무환경 개선 △직장 내 괴롭힘 대응체계 강화 등을 추진한다.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혼자 감당 않게끔 소통 강화

지난 6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노동부의 '보건업 특화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통해 지방 중소 병의원의 괴롭힘 발생 현황과 지원제도, 구제방안 등을 파악하며 의료계·간호계의 현장 의견도 폭넓게 수렴한다.

조사와 의견수렴 결과는 협약기관이 공유하고, 향후 제도 개선과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간호인력에 대해선 간호법 제정에 따라 △의료기관별·직종별·지역별 현황 및 업무 △인권침해 △간호사 등의 양성 및 처우 개선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병원 업종에 특화된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을 집중 지원한다. 조직문화 개선 분야에 대해서는 사업장의 자부담을 면제하며 저연차 간호사를 대상으로 위계적 조직문화 등 괴롭힘 잠재요인을 점검하는 병원업 맞춤형 조직문화 특별진단도 실시한다.

병원업 특성을 반영한 괴롭힘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향후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 표준 매뉴얼도 마련해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재단, 교육원, 병원협회 등 협약기관들이 협력해 현장 수요 발굴과 서비스 제공을 연계해 나간다.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보건업종 중 생명·안전분야를 대상으로 우대 지원하는 '워라밸+4.5 프로젝트'를 통해 실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울러 현행 지원의 사각지대인 대학병원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하대병원과 삼육부산병원 노사도 함께 자리했다. 인하대병원은 최근 신규 간호사 이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컨설팅의 문을 두드렸다. 삼육부산병원은 수년 전 같은 고민으로 컨설팅에 참여한 뒤 긍정적 성과를 거둔 경험을 소개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의료종사자가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간호사 SOS 지원창구 등을 통한 상담·지원체계를 강화한다. 복지부와 간호협회 등이 현장에서 파악한 문제사업장 정보를 노동부의 근로감독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해 나간다.

노동부는 현재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된 병원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기획감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 15일부터 최근 3년간 괴롭힘 신고사건이 다수 접수된 중소병원 14곳을 대상으로 노동관계법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복지부도 제1차 간호종합계획을 통해 적정 간호인력 배치 제도화 등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현장의 어려움이 신속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동부와 함께 신고·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적정 간호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의료기관에서는 병원장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노동부, 현장과 긴밀히 협력해 종사자가 존중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환자를 살리는 소중한 손길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하고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노동자와 병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 괴롭힘은 멈추고, 상생을 시작하자"라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