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떠나기 전 접종, 돌아와서 점검…휴가철 건강 챙기자
레저 시크니스 현상 나타나기도…쉬는 연습도 중요
"사소해 보이는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해 한국인 해외여행객이 30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 해외에서 유입될 수 있는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휴가 후에는 가벼운 몸살이나 피로 정도로 여기고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도 많아 세심한 관찰과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모기매개 감염병은 말라리아의 경우 국내 545명·해외유입 56명, 뎅기열 해외유입 110명, 치쿤구니야열 해외유입 9명,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해외유입 3명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량이 해외유입 사례였다. 최근 예방접종을 받지 않고 출국했다가 현지에서 감염병에 노출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임대종 KH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서울강남지부) 원장은 "여행은 떠나기 전 준비와 돌아온 뒤 점검이 하나로 이어지는 건강관리 사이클과 같다"면서 "출국 전에는 방문 국가의 유행 상황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챙기고 귀국한 뒤에는 사소해 보이는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중 감염병을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은 '출국 전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은 최소 출국 2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 여행 중에는 외출 후나 식사 전 손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고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지 않게 끓이거나 익혀 먹으며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자제하는 등 기본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귀국 후 고열, 설사, 구토 등 감염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청 콜센터 1339로 신고한 뒤 안내에 따라 감염내과나 해외여행 클리닉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하며 이때 반드시 최근에 방문한 국가를 설명해야 한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귀국 후 2~3주 이내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부는 몇 주 지난 뒤 또는 1년 뒤 발병하기도 해 방심은 금물이다.
의학적 질환명은 아니나 업무나 학업 등 긴장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시기에 오히려 몸살이나 두통, 피로감 같은 질병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네덜란드 심리학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레저 시크니스'(Leisure Sickness)라고 제시한 바 있다. 휴가지에 도착하자마자 이유 없이 몸이 떨리고 멀쩡하던 발바닥이 욱신거릴 수 있다.
휴식이 시작되면서 각성 수준이 서서히 낮아지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피로와 근육 긴장이 한꺼번에 드러난다. 긴장 상태를 유지하던 신체가 이완되면서 자율신경계와 면역체계의 균형이 일시적으로 흔들린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단순 피로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긴장으로 굳어 있던 근육과 관절이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허리, 어깨, 발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캐리어 증후군'이다. 여행 중 무거운 캐리어를 한 손으로 장시간 끌면 몸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척추와 골반의 균형이 흐트러질 수 있다. 또한 손목과 팔에 가해진 부담은 어깨와 목으로 이어지고, 계단이나 턱을 넘기 위해 캐리어를 갑자기 들어 올리는 동작은 허리 근육과 인대에 순간적인 과부하를 줄 수 있다.
평소에는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근육이 이러한 부담을 어느 정도 보상해 통증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레저 시크니스 상태에서는 근육의 피로가 한꺼번에 드러나고 회복 능력도 일시적으로 떨어져 같은 자극이라도 더 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지를 둘러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하루 보행량이 평소보다 3~4배 늘어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휴가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도착하자마자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기보다 몸의 긴장을 충분히 풀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첫날부터 관광이나 레저 활동 대신 충분한 수면과 휴식,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굳어 있던 근육과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게 좋다. 휴가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아니라 몸이 쌓인 피로를 해소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목과 허리, 발바닥 통증 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단순한 휴가 후유증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환자들에게 먼저 추나요법으로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준다. 아울러 유독 통증이 심한 부위가 있다면 침·약침 치료를 진행한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레저 시크니스로 나타나는 통증은 단순히 휴가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오랫동안 몸에 누적된 피로와 긴장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며 "휴가 중에는 몸의 회복 속도에 맞춰 충분히 쉬는 게 중요하고, 휴가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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