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준다던 병원비 3617억 주인 못 찾아…378억은 '시효 끝'

본인부담상한액 환급금 42만 4727건 미지급
한지아 "직접 신청 방식 한계…안내 강화하고 제도 개선해야"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민이 돌려받지 못한 병원비가 최근 5년 6개월 동안 36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78억 원은 소멸시효가 지나 환급받을 수 없게 됐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미지급된 본인부담상한액 환급금은 42만 4727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은 3617억 1800만 원에 달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환자가 1년 동안 부담한 건강보험 본인일부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넘으면 초과분을 건보공단이 돌려준다.

미지급 환급금은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373건·13억 3000만 원에서 2022년 1370건·17억 5200만 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6만 8852건·550억 2900만 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11만 6620건·1093억 8900만 원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8만 8571건·1718억 1000만 원까지 늘었다. 올해도 6월까지 4만 7941건·224억 800만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

문제는 환급금에도 소멸시효가 있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본인부담상한액 환급금을 받을 권리는 3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최근 5년 6개월 동안 소멸시효가 완성된 환급금은 5만 4002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378억 5500만원이다. 환급 대상자에게 돌아가야 할 돈이었지만 기한 안에 신청하지 않아 지급받지 못한 것이다.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은 진료 시점에 상한액을 넘는 금액을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받지 않고 공단에 청구하는 사전급여와 공단이 다음 해 개인별 상한액을 확정한 뒤 환자에게 돌려주는 사후환급으로 나뉜다.

사후환급 대상자는 공단의 안내를 받은 뒤 계좌 등을 등록해 환급금을 신청해야 한다. 환급 대상자가 안내문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 이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소멸시효가 지나 환급받을 권리까지 사라질 수 있다.

한 의원은 "본인부담상한제가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만큼 환급 대상자가 정당한 몫을 빠짐없이 돌려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온전히 작동해야 한다"며 "환급 대상자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대상자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 현행 방식의 한계를 개선하는 등 국민이 정당한 환급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