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4일·3.14㎏ 신생아, '간-소장 연결' 로봇 카사이수술 성공

세계 최연소·최저 체중…세브란스, 출생 전부터 협진 치료 계획
담도폐쇄증 조기진단·정밀 로봇수술로 간 기능 보존 가능성 높여

인경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의 수술 모습.(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세브란스병원이 세계 최연소, 최저 체중 신생아를 대상으로 로봇 카사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담도폐쇄증에 걸린 생후 14일, 체중 3.14kg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간 입구와 소장을 직접 연결하는 카사이 수술을 시행했다고 1일 밝혔다.

담도폐쇄증은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이 소장으로 흐르지 못하고 간 안에 고이는 질환으로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이번에 세브란스병원은 막힌 담도를 대신해 간 입구를 소장과 직접 연결하는 카사이 수술을 진행했다.

4㎏ 미만의 담도폐쇄증 아이에게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한 이번 사례는, 문헌상 보고된 적이 없는 세계 최연소, 최저 체중 아이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케이스다.

인경 소아외과 교수는 지난 4일 담도폐쇄증을 앓고 태어난 생후 14일 A 양에게 총 5시간 8분에 걸쳐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출혈이 거의 없어 수혈도 필요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A 양은 수술 후 부작용 없이 양호한 회복 경과를 보이며 지난달 30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A 양의 어머니는 임신 중 산전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간 하부에 낭성 병변이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액체가 차 있는 주머니인 낭성 병변이 있다면 담즙이 지나는 길인 담도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요구된다.

A 양의 어머니는 즉시 권자영 세브란스병원 고위험 산모 태아 통합치료센터 교수(산부인과)의 진료를 받았다. 은호선 신생아과 교수와 소아외과 의료진도 출산 전부터 진료를 함께 이어가며 A 양이 출생 후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치료 계획을 세웠다.

A 양은 출생 직후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생후 2일째 되던 날 복부초음파를 통해 간 하부에 낭성 병변이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고 추가 검사를 통해 담도폐쇄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의료진은 조기에 수술을 결정했다.

담도폐쇄증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담즙이 고이면서 간 손상으로 이어져 간경화, 간부전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막힌 담도를 제거하고 간 입구(간문부)와 소장을 직접 연결하면서 담즙을 흐르게 하는 카사이 수술이 표준 치료다. 카사이수술은 담도폐쇄증을 완치하는 치료는 아니지만 담즙 배출을 회복해 간 손상 진행을 늦추고 간이식 시점을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술을 개발한 일본 의사의 이름을 땄다.

세브란스병원이 이번에 시행한 로봇 카사이 수술은 아이의 몸체가 작아 좁은 복강 안에서 장기를 떼어내고 이어 붙여야 해 높은 수준의 술기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외과, 신생아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간호팀, 로봇내시경수술센터 등 관련된 모든 의료진이 모여 시행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인 교수는 "담도폐쇄증은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간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조기 수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환아는 산전 진단 단계부터 출생 직후 평가, 신생아중환자 치료, 소아외과 수술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 매우 이른 시기에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대 신생아에게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수술 공간과 기구 조작 측면에서 매우 까다로운 도전이지만 로봇수술의 정밀성과 세브란스병원의 다학제 협력이 더해져 안정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