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해부실습용 시신 공급 제도화…정부, 수집·이용 관리 강화

교육용 시신 제공기관 신설…의사·치과의사 해부 자격 확대
의대·병원, 시신 수집·이용·폐기 현황 매년 정부 보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5.28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의과대학 해부실습에 활용되는 시신 공급 체계를 제도화하고 시신의 수집부터 이용,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 마련에 나섰다. 의대 교육용 시신 제공기관을 신설하고 해부 자격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이 시신 이용 현황을 정부에 정기 보고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해 개정된 법률의 후속 조치로, 교육 목적 시신 제공과 시신 관리 체계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의과대학 교육을 목적으로 시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하는 '교육목적 시체제공기관'이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해당 기관은 해부실(실습실), 시체실, 보관실, 기록보관실, 상담실 등을 갖추고 책임자와 관리 인력 등을 확보해야 한다.

시체를 직접 해부하거나 해부를 지도할 수 있는 자격도 확대된다. 현재는 종합병원 전속 전문의로 5년 이상 재직한 의사가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의과대학이나 의료기관에 재직 중인 의사와 치과의사도 가능하다. 해부학·병리학·법의학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자도 일정 학점 이수 또는 연구·교육 경력을 갖추면 해부 실습 지도가 가능해진다.

시신 이용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은 매년 12월 말까지 시신 수집·보존 및 이용 현황 보고서를 작성해 복지부에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에는 이월 보관 중인 시신 수량, 연간 수집·이용·제공·폐기 현황, 차년도 보관 예정 수량 등이 포함된다.

또 교육에 활용한 경우 교육과목명과 지도교수명, 교육기간, 사용된 시신 수량을 보고해야 하며, 연구에 활용한 경우에는 연구과제명과 연구책임자명, 연구기간 등을 제출해야 한다. 다른 기관에 시신을 제공한 경우에는 제공 기관과 연구자, 제공 목적, 제공 일자 등도 보고 대상이다.

아울러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에는 5명 이상으로 구성된 시체해부심의위원회가 설치된다. 위원 중에는 해부학·병리학·법의학 분야 석·박사 학위 취득자가 2명 이상 포함돼야 하며, 해부 목적의 타당성, 시신 수량의 적정성, 교육·연구 목적 시체제공기관 운영 등을 심의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확대된 시체 해부 자격의 구체적 범위를 정하고, 의학 교육을 위한 시신 제공기관의 허가 기준과 시신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