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진단 이후 '사후관리' 중요…"고위험 10%만 정밀 검사"

상당수 검진 거쳐 알게 되지만 실제 의료기관 방문 '절반' 수준

국내 지방간 질환 진단 이후 사후 관리 실태.(질병관리청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지방간 환자들이 건강검진을 통해 높은 비율로 질환을 발견함에도 실제 치료나 정밀 검사로 이어지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뇨·비만 등 고위험군에서 간 섬유화를 검사한 비율은 12.1%에 그쳤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전대원 한양대 교수팀이 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오주현 차병원 교수, 이준혁 노원을지대병원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연구팀과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 성인 1만 2946명을 상대로 전국 단위 웹 기반 설문조사를 벌였고 이 가운데 지방간 질환(SLD)이 있다고 답한 3064명(23.7%) 중 연령·성별 등을 고려해 최종 1000명을 선정,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체 지방간 환자의 79.9%가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게 아니라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했고, 이들 중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후속 진료를 시작한 비율(치료 연계율)은 57.7%에 그쳤다. 나머지 42.3%는 진단 이후 어떠한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진단 후에도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41.6%)가 가장 높았고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23.9%)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검사나 사후 관리에 대한 권고를 받지 못했다(23.9%)가 뒤를 이었다.

지방간 관리의 핵심인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전체 치료 연계 환자의 14.9%에 불과했다. 특히 당뇨병, 비만, 반복적인 간수치 상승, 심장 대사 위험 요인이 있어 정밀 관리가 권고되는 고위험군 환자들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2.1%에 머물렀다.

지방간 진단 이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간 섬유화 검사가 실제 진료 현장,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수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이 손상되면 딱딱해지는 '섬유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 섬유화 정도로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중 일부는 이미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은 상태일 수 있다"며 "발견 이후 어떤 환자에게 추가적인 간 섬유화 검사가 필요한지를 선별하고 실제 검사로 이어지게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간경변 전 단계로 진단받는 경우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7~10%의 체중을 감량하는 게 필수적이며, 정기적인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간질환의 진행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구원의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앞으로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및 사망률 감소를 위해 체계적인 관리 경로 개선 등 의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이행연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MASLD)의 유병률은 약 25~35%로 최근 새 치료법이 임상 현장에 도입되곤 있으나 상당수의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의료 현장에서 고위험군조차 간 섬유화 위험 평가를 충분히 받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