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환자만"…삼성서울병원, 수술필요 대장암 기준 제시

내시경 후 림프절 전이 위험 점수화…0~1점 저위험군은 추적관찰 가능성
1162명 분석해 '복합병리점수' 개발…"삶의 질 고려한 정밀 치료 중요"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조기 대장암 환자에서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됐다.

1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김희철·신정경 대장항문외과 교수 연구팀이 조기 대장암(T1) 환자의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 필요성을 판단하는 '복합병리점수(Composite Pathologic Score)'를 개발해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종양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Oncology)에 발표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조기 대장암에 해당하는 국한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4.9%에 달한다. 조기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내시경으로 암을 제거한 뒤 경과를 관찰하지만 림프관·혈관·신경 침범이나 종양 발아, 낮은 분화도, 깊은 점막하 침범 등이 확인되면 추가 장 절제 수술이 권고된다.

문제는 실제 추가 수술 환자의 80~90%에서는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기암 환자에게 과도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지난 2004~202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조기 대장암으로 내시경 절제 후 추가 수술을 받은 환자 1162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실제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환자는 148명(12.7%)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림프관·혈관·신경 침범 여부 △종양 발아 5개 이상 △불량한 분화도 △점막하층 2000μm 이상 침범 △절제면 암조직 존재 여부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각각 1점씩 부여하는 복합병리점수를 개발했다.

총점 5점 가운데 0~1점은 저위험군, 2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0점 환자의 림프절 전이율은 6.6%였고, 1점은 12%, 2점은 29.2%, 3점은 60%, 4점은 100%로 점수가 높아질수록 림프절 전이 비율도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또 저위험군(0~1점)의 림프절 전이율은 9.5%였던 반면 고위험군(2점 이상)은 33.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복합병리점수가 낮은 고령 환자나 동반질환 환자의 경우 무리하게 추가 수술을 진행하기보다 추적관찰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암환자라도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를 가려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삶의 질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고려한 더욱 정교한 수술 기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환자 삶의 질 기반 치료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삼성화재와 함께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개소했고, 독일 Charit 병원과 환자자기평가결과(PRO) 공동 세미나를 이어오고 있다.

또 유럽 암 연구기관 EORTC과 한국형 PRO 도구 번역·질관리 협약을 체결했으며, 가치 기반 의료 국제기구 ICHOM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글로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암병원 순위에서 2년 연속 세계 3위에 올랐다.

지난달엔 환자의 진단부터 치료 및 치료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 지표를 통합 수록한 '2026 아웃컴 북'을 발간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