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연령 높이고 넷플릭스 구독권 준다…취약지, 택배로 혈액 배송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선진국은 70 넘어도 헌혈 가능
헌혈자 예우·자긍심 높일 수 있게 헌혈환급적립금제 개편

2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에 혈액이 보관함에 담겨 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저출산·고령화로 주요 헌혈 인구인 10~20대 참여가 줄면서 정부가 혈액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헌혈 참여 기반 조성에 나섰다. 헌혈 가능 연령을 높이는 등 기준을 개선해 헌혈 가능 대상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헌혈자 대상 예우를 강화하고 헌혈 버스 운영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혈액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했다. 정부는 2018년 12월 혈액관리법 개정 이후 제1차 기본계획(2021~2025)을 시행했고 이번에 보완해 두 번째 계획을 마련했다.

국민 헌혈률 5.6%, 나쁘지 않지만, 안정적 수급 관리 절실

지난 2024년 기준 국민 헌혈률은 5.6%로 일본 4%, 프랑스 3.9% 등 주요국보다는 높다. 다만 전체 헌혈자 가운데 55%를 차지하는 10~20대가 저출산 영향으로 2020년 1160만 명에서 2024년 1060만 명으로 줄었다.

반면 수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인구는 고령화 때문에 늘고 있다. 50대 이상 적혈구제제 수혈자는 2020년 34만 7000명에서 2024년 36만 6000명으로 증가했다. 혈액의 안정적 수급 관리가 중요한 실정이다.

복지부는 국민 건강수명이 오르는 현상 등을 감안해 헌혈할 수 있는 나이를 올릴 계획이다. 국내 헌혈 가능 연령은 지난 2010년 변경됐다. 전혈·혈장 성분 채혈은 16~69세(65세 이상은 60~64세까지 헌혈 경험 있는 자에 한해 가능), 혈소판 성분 채혈은 17~59세로 정해졌다.

첫 헌혈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무제한), 호주(75세 이하) 등보다 낮은 편이다. 복지부는 연구 용역을 거쳐 헌혈 가능 연령을 5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까지 논의하고 내년 안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보건복지부 제공)

아울러 혈액 낭비 요인으로 지목되는 헌혈 간 기능 검사(ALT 검사)를 폐지하고 헌혈을 제한하는 말라리아 검사 방식도 재검토해 헌혈 인구를 늘린다. 헌혈의 집이 없는 기초자치단체에는 헌혈 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헌혈의 집 운영 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복지부는 10~20대를 겨냥해 넷플릭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구독권, 헌혈해야만 받을 수 있는 포토 카드 같은 기념품도 만들 예정이다. 국가 혈액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대한적십자사는 최근 한 아이돌 그룹과 포토 카드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혈액원 노후 시설 개선, 의료기관 혈액 적정 사용 유도

또한 면역이상반응을 줄이기 위해 백혈구를 제거한 적혈구·혈소판제제 공급을 확대하고, 방사선을 조사한 혈액제제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면역이상반응 중 하나인 발열성 비용혈 수혈반응이 주요 국가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혈액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된 검사장비를 적기에 교체하고, 혈액원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그간 223억 원을 들여 검사장비를 교체했으며 앞으로 매년 약 40억 원씩 투자할 계획이다.

혈액을 의료기관에 적절히 배분하기 위해 의료기관별 혈액 재고량을 기반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기준(안)도 마련한다. 혈액 사용량이 많으나 혈액 보유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후 확대 시행을 추진한다.

아울러 의료기관의 수혈용 혈액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종합병원 의료 질 평가 지표에 수혈 적정성 평가를 포함한다. 이를 위해 수혈관리실 근무 인력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관리실 업무지침서를 발간한다.

우체국이 의료취약지 의료기관에 혈액을 운송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의료기관의 80%는 공급혈액원 차량으로 혈액을 직접 운송하나, 이 방안이 시행되면 민간 의료기관은 혈액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사용이 줄어든 헌혈증서와 수혈 비용 보상 목적의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도 개선한다. 헌혈증서 사용이 줄어 헌혈환급적립금은 2019년 491억 원에서 지난해 615억 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무상헌혈의 취지를 살리면서 헌혈자 예우와 자긍심을 높이는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헌혈자 여러분의 생명나눔 실천이 안정적인 혈액 수급과 환자 치료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헌혈 참여가 확대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수혈받을 수 있도록 혈액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