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봉사 등 나눔 전하던 70대, 장기기증으로 2명 살린 뒤 하늘로
생명나눔 약속 지킨 김용분 씨…남편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10여년간 미용 봉사를 진행하는 등 생전 나눔의 삶을 실천한 76세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린 뒤 하늘의 별이 됐다. 그는 "세상 떠날 때 병든 사람 살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생명나눔을 약속한 바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1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 이대서울병원에서 김용분 씨(76)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의 환자에게 간과 신장을 나눈 뒤 숨졌다. 김 씨는 1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에 이르렀다.
가족은 생전 김 씨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남편 오지환 씨는 아내와 생전에 "우리가 세상 떠날 때 병든 사람을 살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생명나눔을 수차례 약속했다고 한다. 오 씨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기에 아내의 선한 마음을 따랐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어려운 형편 탓에 학업을 뒤로 하고 일찍 생업에 뛰어들었다. 20대 중반 남편과 결혼해 3남매를 낳아 키웠다. 남편이 25년간 개척교회 목사의 길을 걷는 동안 조력자 역할을 했다. 남편은 아내를 정직한 사람, 더없이 좋은 배우자로 기억했다.
김 씨는 생전 나눔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미용 기술을 배워 10여년간 어르신들을 위한 미용 봉사를 했으며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 이웃을 돌보는 데에도 앞장섰다.
남편은 아내와의 행복했던 기억으로 몇 년 전 해외 사는 딸 부부의 초대로 함께 떠난 여행을 꼽았다. 당시 딸 부부는 과거 결혼식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부모님을 위해 바닷가에서 작은 결혼식을 열어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오 씨는 "못난 남편 만나 경제적으로 부족하게 지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애절해서 눈물만 난다"며 "여보, 꿈에서라도 한번 만나고 싶다.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올해 들어 누적 뇌사 장기기증자는 이날 기준 15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자는 총 370명이었다. 이삼열 기증원장은 "기증자가 남긴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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