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040년, 건강 걱정없이 100살까지"…4년뒤 연구 중간평가 공개
문샷 목표 7 "건강수명-평균수명 격차 줄인다"…세계 첫 접목
보산진 K-헬스미래추진단 측 "한국형 실패 용인 체계도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2040년 일본은 건강 걱정 없이 100살까지 살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그에 앞서 노화 세포 제거 관련 연구 임상2상 결과를 2030년 발표하는 등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의 격차를 없앤다는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여하를 떠나 한국도 이런 독창적인 사회 난제 해결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성공 시 파장이 큰 거대한 목표를 향해 다양한 경로를 동시에 탐색하며 배우고 유망한 방향에 연구 자원을 집중하자는 제안이다.
1일 박민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 연구원 등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20년 '문샷형 연구개발(R&D) 제도'를 출범시켰다. 1961년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10년 내 인간을 달로 보내겠다"고 한 아폴로 계획에서 유래한다. 실패를 허용하는 고수익-고위험 투자다.
2022년 기준 일본의 평균수명은 남성 81.05세, 여성은 87.09세다. 반면 건강수명은 남성 72.57세, 여성 75.45세로 남성 8.49년, 여성 11.69년은 건강하지 않게 오래 사는 셈이다. 만성질환, 장애, 돌봄 의존 상태로 살아가고 국가는 의료비 급증 등 복합적 사회 위기를 겪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샷 프로그램은 일본의 제6기 과학기술·혁신기본계획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 '문샷 목표 7(목표 7)'의 목표는 2040년으로 설정됐다. 2040년 최대 고령인구 도달 시점이라는 인구학적 타임라인과 연동된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산다는 인간 욕구에 직접 호소하는 한편, 단순한 치료가 아닌 노화 과정 자체를 제어하려는 시도가 담겨있다. 2040년까지 주요 질환으로 극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돌봄·의료체계를 실현해 건강 걱정 없이 100살까지 삶을 즐길 수 있는 사회 실현을 선언했다.
히라노 도시오 오사카대 교수가 목표 7의 책임을 맡았다. 세계적 면역학자인 그는 인터루킨-6(IL-6)를 발견하고 만성 염증성 질환과 연관성을 규명한 바 있다. 특히 목표 7은 완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질환 발생을 늦추거나 예방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한마디로 건강수명을 평균수명에 최대한 근접시켜 질병과 장애의 기간을 생애 말기 짧은 기간으로 압축하자는 접근이다. 목표 7은 이런 정책 목표를 채택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프로그램이다.
목표 7의 핵심은 예방의 일상화와 건강관리의 자기 주도성 확립이다. 개인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예방 조치를 스스로 선택·실천하는 능동적 주체가 되도록 한다.
면역체계 조절 기술은 만성염증 제어의 핵심이다. 면역계는 외부 병원체를 방어하지만, 과잉 반응 시 자가면역질환을, 만성 활성화 시 노화 촉진과 암 발생을 초래한다. 이런 목표 7의 11개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통합 주제 역시 '만성염증 제어'다.
2030년은 목표 7의 중대한 분기점이다. 제1회 공모 프로젝트들이 10년 차를 맞이하기 때문인데 △미토콘드리아 기능 평가 센서의 상용화 △노화 세포 제거 임상2상 완료 및 초기 효능 입증 등의 성과가 공개될 전망이다.
사회적 성과론 불건강 기간 10% 감소, 치매 발생률 5~10% 감소, 의료비 증가율 둔화, 건강수명 관련 국민 인식 변화가 거론된다. 박 연구원 등은 "불건강 기간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2040년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지만, 상당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원 등은 "완전 달성이 어려울지라도 그 여정에서 확보될 일본의 과학적 데이터와 기술적 돌파구는 국내 보건의료 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일본에서 말하는 '실패를 허용하는 체계'는 '실패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관리하는 체계에 가까웠다"고 했다.
이들은 문샷 접근법의 핵심인 '실패 허용', '포트폴리오 관리' 등은 불확실성 속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사회의 태도를 반영했다고 봤다. 성공 시 임팩트가 거대한 목표를 향해 다양한 경로를 동시에 탐색하며 실패로부터 배우고 유망한 방향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을 본받자는 취지다.
한국 보건복지부 등도 고위험·고부가가치 중심의 도전 혁신형 R&D를 추진하는 K-헬스미래추진단을 운영 중이다. 이에 박 연구원 등은 "서구 모델의 단순 이식을 넘어 동양적 문화 맥락과 국내 공공 연구 시스템의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실패 용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에 인색한 국내 연구 문화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실패를 '종결'이 아닌 '성과'로 재정의하는 '실패의 자산화'를 공식 지표로 인정하는 독자적 구조 설계가 세심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더 나아가 한국의 강점인 ICT(정보통신기술), 바이오, 의료 인프라를 융합해 독창적인 사회 난제 해결 모델을 제시한다면, 고위험 고비용의 국가 R&D의 진정한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