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타는 줄 알았는데, 계절성 우울증?…"마음 건강 되돌아볼 때"
기분 저하와 무기력이 신호될 수도
자살률도 영향 '스프링 피크' 주의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만물이 깨어나는 봄, 누군가에겐 '춘래불사춘'(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이라고 불릴 만큼 잔인한 시기다. 특히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로, 우울증에 대한 관심과 조기 개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도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생물학적으로 봄에는 일조량이 늘면서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 호르몬이 증가해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주지만, 우울감을 느끼는 이는 이런 급격한 신체와 호르몬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갑자기 높아진 세로토닌 수치는 우울한 감정과 부조화를 일으키며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기존의 우울증을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치 갑자기 밝아진 빛에 눈이 부신 것처럼, 우울한 상태에 익숙해져 있던 심리 상태가 급격한 변화에 혼란을 느낀다.
김민경 차 의과학대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보통 사람들은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지만, 우울감이 있는 사람들은 쉽게 적응할 수 없다"면서 "괴리감과 부적응이 기존의 불안과 우울을 심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봄은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이 많은 계절로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잖다. 종일 우울감이 지속되면서 학업, 직장 생활 등 일상 유지가 어렵고 지나친 죄책감, 자살 생각 등이 동반된다면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살 통계 연보를 보면 봄은 자살률이 높은 계절로서 월별 자살 사망자 수가 봄(3~5월)이 겨울(12~2월)보다 20%가량 많았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으로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 불린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봄철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있지만 활동량 증가에 따른 심리적 피로, 사회적 기대감, 외로움 등이 복합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한 우울장애 환자는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고 심한 절망감을 느낄 수 있어, 생체 리듬이 흔들리는 봄에는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울증 개선을 위해서는 약물 치료, 심리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에 참여하고 전문 의료진의 치료를 신뢰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급성기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초기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울증 극복에는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되며, 일기 쓰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진솔한 대화도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 들기보다, 판단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태도이다. 따뜻한 관심과 지지는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표현된다. 치료 역시, 마치 감기가 낫는 과정과 비슷한 단계를 거칠 수 있다.
이 교수는 "우울증은 재발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무엇보다 의료진과의 상담을 신뢰하고, 치료 계획을 성실히 따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치료 후에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믿는 게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신체 리듬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를 불안해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 교수는 "신체 건강을 위해 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듯 마음 건강을 위해 일상에서 나만의 작은 노력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우울증 예방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힘든 시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도움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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