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단체 "'필수의료 기소제한' 지지…환자실속 선택해달라"

"환자들 원하는 건 법정싸움 아닌 진심 어린 사과와 신속한 보상"
"처벌만 강조되면 위험한 수술 피해…진료 전념 환경 만들어야"

박주민 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중중환자단체들은 필수의료 행위에 관한 공소 제기를 제한하는 내용의 이른바 '의료분쟁 조정법'이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 "강력히 지지한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합회는 "최근 상임위를 통과한 의료분쟁 조정법을 두고 일부 단체들이 의료인 특혜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하지만 연합회는 이런 불필요한 논쟁이 오히려 환자가 보상받을 길을 막고 의료 현장을 망가뜨리게 될지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기소권 제한'과 관련 "특혜가 아니라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끝없는 법정 싸움이 아니라 사고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신속한 보상"이라며 "고의적 중대 과실이 아니라면 충분한 설명과 보험을 통한 보상이 이뤄진 경우 의료진 처벌을 면제하는 것은 면죄부가 아니라 환자가 소송의 늪에서 벗어나 치료에 전념하도록 돕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이 제공될 수 있도록 수술 위험과 후유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최소 24시간 전에 전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합회는 피해 구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보상 절차와 처리 기간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사례처럼 '사고 인지 후 30일 이내 조사 완료, 90일 이내 보상 결정' 등 구체적인 기한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상 주체를 민간 보험사가 아닌 국가로 하는 '국가 책임 보상제'를 도입해 과실 여부 판단과 관계없이 먼저 치료비와 생활비를 지급하는 '선구제 시스템' 도입도 제안했다.

심의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의료인뿐 아니라 법의학 전문가와 환자단체, 환자 대변인 등을 포함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처벌만 강조될 경우 의료진이 위험한 수술을 피하게 되고 결국 환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최선을 다했음에도 발생한 사고로 소송 부담이 커지면 응급실과 수술실에 의료진이 남지 않을 수 있다. 의료진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사고 이후 의료진의 사과와 사고 원인 공개, 재발 방지 교육 등을 제도화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명분 싸움에 몰두하는 동안 중증 환자들은 소송 비용과 시간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환자가 안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행령을 마련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