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료 초비상…약 배송·주민 이동권 보장·체계 내실화 숙제로

공보의 37% 급감…2031년까지 부족, 지속 복지부 대책 내놔
10년 의무, 지역의사제 배출 전까지 기존 체계 개편도 중요

의정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 공백으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규모가 급감하면서 정부가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공보의를 우선 배치하고 순회진료와 비대면진료를 확대하는 등의 '농어촌 의료공백 최소화 대책'을 내놨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정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 공백으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규모가 급감하면서 정부가 '농어촌 의료공백 최소화 대책'을 내놨지만 지역보건 의료체계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 대책 추진…취약지역에 공보의 우선 배치

공보의는 그간 민간의료기관이 없고 의사 채용이 어려운 농어촌 보건소 등에 배치돼 일차의료를 담당해 왔지만 현역사병과의 복무기간 격차(현역 18개월·공보의 36개월)와 의대 여학생 비율 증가 등으로 전체 규모가 감소해 왔다.

게다가 의정갈등으로 의대생 군 휴학이 늘고 전공의 수련 공백이 생기면서 올해 편입 인원이 98명으로, 복무를 마치는 인원 450명의 22%에 불과하다. 의과 공보의 전체 규모는 지난해 945명에서 올해 593명으로 37.2% 급감했다.

복지부는 오는 2031년까지 공보의 부족에 따른 농어촌 의료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취약 지역 공보의 우선배치, 비대면진료 활성화 등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규모 추이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민간기관 약 배송 동참 이뤄져야…의료체계 근본적 개편 요구도

각계는 근본적으로 의료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간의료기관에 방문할 수 있게 버스를 운행하거나 원거리 약 배송을 시도하는 등 전향적인 과제에 도전하자는 취지다.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여러 보건지소에 의사를 배치하기 어렵다면 읍면 지역 민간의료기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동권을 보장하면 어떨까"라며 "80대 어르신에겐 운전이 어렵다. 이동권 보장 정책도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선재원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 공동회장(메라키플레이스 대표)은 비대면진료 활성화 방침에 환영하면서도 "상당수 취약지는 의약분업 예외지역일텐데, 약국이 있을 리 만무하다. 민간 기관들을 활용해 진료하고, 약 배송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는 공보의 이외에도 의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시니어의사 채용 △지역책임의료기관 순회·파견진료 등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현 사업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전폭적인 투자,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충북 청주 서원구 충북대학교병원을 방문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권역별 책임의료기관 및 지방의료기관과 연계해 농어촌 의료를 해결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이라며 "지금처럼 공보의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지속성과 질 향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소-지방의료원-대학병원 간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방문진료, 환자 이송체계 구축, 의사 인력 순환근무 등이 강화돼야 하며 지방의료원 운영 정상화, 법정 예산 지원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언했다.

복지부는 지역의사제를 통해 신규로 양성된 의사 인력이 지역보건의료기관에 효율적으로 배치·근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두고 지역 보건의료의 질이 수도권보다 떨어지지 않게 교육-수련-진료 전반의 지원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6개월에 달하는 공보의 복무기간을 줄이자는 요구도 크다. 대공협을 포함한 공중방역수의사 등 대체복무역 단체들은 복무기간 단축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박 회장은 "그간 의료계와 복지부 모두 복무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해 왔음에도 유관 부처 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논의가 더디게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