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비 할인 과도 경쟁은 곧 환자 위협…개선 정책 조속히 시행돼야"
정부, 검체 검사 보상 체계 왜곡에 개편 착수
"출혈 경쟁 멈추고 검체 검사 질 높여야"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진단 검사는 질병의 진단·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의료의 출발점인데,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용역으로 여겨 검사비를 과도하게 할인하거나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가 지속돼 왔습니다. 왜곡된 시장 질서는 검사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히 관련 정책이 개편돼야 합니다."
정부가 의료기관과 외부 검사기관 간 불공정 계약을 끊어내기 위해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그러자 관련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지던 관행이 중단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환자 혈액검사를 의뢰하는 위탁 의료기관과 이를 실제 수행하는 수탁 의료기관 사이에는 상호 검사비 정산이 발생한다.
기존 고시는 돈을 지급하는 주체인 건강보험공단이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각각에 정확한 비용이 지급하게 돼 있는데, 현장에서는 위탁기관이 전체 비용을 받고 수탁기관과 상호 정산하는 방식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 검체와 비용 흐름을 병의원이 쥐면서 사실상 절대적인 '갑'이 된 셈이다.
그러자 수탁기관은 위탁기관의 수주를 받기 위해 '할인율'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정산 과정에서 받아야 할 몫을 과도하게 줄인 것. 이에 따라 수탁기관의 숙련된 인력 확보, 첨단 장비 유지·보수, 체계적 품질 관리가 어려워졌고, 검사 품질과 투명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문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정부도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느꼈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3월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개정안 행정예고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복지부 내 건강보험정책국에서 위탁사와 수탁사간 할인율 개편을 2026년 7월께 시행할 것이라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위탁기관은 할인율 개선 이후 발생할 수익 감소에 대비하여 더 높은 수준의 할인을 요구했고, 시장은 계약 선점을 위해 무리한 할인율을 내놓았다.
최근 경북대병원에서는 83% 할인율 적용한 낙찰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상급종합병원, 공공의료기관 등 유례없던 높은 할인율로, 위탁기관의 폭리가 계속된 셈이다.
의료계 한 종사자는 "위탁사들이 바라보는 수탁사 간의 경쟁력 요소는 오로지 '저가'였기에,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치킨 게임이 이어졌고,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 상태가 됐다"며 "그 결과 2023년 이후 대부분의 수탁사 영업이익은 마이너스가 된 상태다.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라고 짚었다.
복지부가 검사료를 병원이 아닌 검사기관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하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그간 쥐고 있던 정산 권한을 회수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그러나 검사기관 쪽은 개편 추진을 환영한다. 진단검사의학회·병리학회·핵의학회 등 전문 학회들도 정부의 개편 취지에 동의하고 있다.
검체 위수탁은 단순한 용역 계약이 아니라 의료기관 간 합법적인 의료행위로, 불공정한 검사료 정산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따라 제도 손질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도한 할인 경쟁이 지속된 배경에는 제도적 관리 장치가 부족했던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간 정산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할인율 개편 정책은 시장의 혼란을 멈추기 위해 복지부가 약속한 오는 7월에 조속히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시장에서는 더 이상의 출혈 경쟁을 멈추고 검체 검사 시 사고가 발생하는 것과 질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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