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임플란트' 잘못된 표현…용어 오인, 안전 불감증 우려"

치협 "상업주의 결합된 의식하 진정요법…마케팅 전락 안돼"
최근 강남 치과 사망사고 애도…"안전관리 강화, 원칙 준수"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환자가 임플란트 시술 전 마취에 숨진 사건에 대해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28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식하진정법의 적응증 엄격 준수,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체계, 응급 대응 시스템 등 내부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하겠다"고 전했다.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환자가 임플란트 시술 전 마취에 숨진 사건에 대해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28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식하진정법의 적응증 엄격 준수,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체계, 응급 대응 시스템 등 내부 가이드라인을 재점검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던 70대 여성이 수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심정지에 이르게 된 이 환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당시 의료진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수면 상태 아냐…호흡 가능한 상태서 진정 유도할 뿐"

치협은 "깊은 애도와 우려를 표한다"면서 '수면 임플란트'라는 표현이 환자에게 위험성을 간과하게 하면서 치료 효과를 오인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용어 사용을 불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치협은 이 치료법에 대한 환자 오인을 피하려 '의식하진정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의식하진정법은 환자를 실제 잠들게 하는 '수면' 상태가 아니라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자발적 호흡이 가능한 상태에서 진정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시술 후 기억이 남지 않는 망각 효과 때문에 환자가 수면 상태로 착각할 수는 있으나, 이는 의학적 의미의 수면과 엄밀히 구분된다.

이를 '수면'이라고 홍보한다면 환자에게 안전 불감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과장된 표현이라는 게 치협 입장이다. 일정 위험이 따를 시술을 아무런 위험을 느낄 수 없는 '잠'처럼 인식하게 할뿐더러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을 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은 일반 내시경 검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시술 시간이 길고 고개 돌리기 등 환자의 협조가 수시로 필요하며 구강 내 시술 특성상 혈액, 타액, 기구 등이 기도나 폐로 들어갈 위험이 상존한다.

같은 약을 쓰더라도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치과가 '수면'이라는 표현으로 현혹한다면 이번 사건과 같이 환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치협은 일부 병의원에서 낮은 가격을 앞세운 임플란트 시술과 과도한 의식하진정법 홍보가 결합하는 현상에 우려를 표했다.

'초저가'를 내세운 진료와 '수면', '무통 치료' 등의 표현을 결합한 홍보는 행위의 위험성을 충분히 못 느끼게 할 수 있다. 치협은 "의식하진정법은 환자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고도의 의료적 판단이 필요한 행위이지,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 환자는 생리 기능이 떨어져, 약물 반응에 더욱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자는 동안 통증 없이' 같은 자극적인 문구만 앞세워 무분별하게 시술을 권유하는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고 치협은 덧붙였다.

치협은 앞으로 의식하진정법의 적응증을 엄격히 준수하며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을 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응급 대응 시스템이 담긴 내부 지침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관계 기관과 함께 과장 의료광고, 불법적 환자 유인 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다.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는 "의식하진정법은 안전하게 시행될 경우 환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술식이지만, 그 전제는 항상 환자의 안전"이라며 "환자들 역시 수면 임플란트라는 표현 속에 숨겨진 위험성을 인지하고, 반드시 담당 치과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