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 유방암 16년간 2배↑…"생존율 개선되지 않아 문제"
차치환 한양대병원 유방외과 교수팀, 생존·치료 격차 규명
"여성 유방암 부속 질환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 확인"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으로 매우 드문 남성 유방암이 16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나 생존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를 통해 여성 유방암과 생존 구조, 치료 접근성의 차이가 명확히 확인됐다.
차치환 한양대학교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국가 단위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남성 유방암의 장기 생존 결과, 발생 추세, 치료 격차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논문 2편을 유방암 분야 국제학술지 'The Breast'에 이같이 발표했다.
남성 유방암은 주로 고령에서 진단되고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졌으나, 국내에서는 장기간 추적이 가능한 대규모 자료를 바탕으로 생존 결과와 치료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차 교수팀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198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등록사업(KBCR)'에 등록된 남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여성 유방암 환자와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을 통해 장기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0년 유방암 특이 생존율은 남성과 여성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남성 유방암의 암 자체 생물학적 예후가 여성 유방암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전체 생존율은 남성 환자에서 유의하게 낮았으며, 이는 암 자체보다 비암성 사망이나 이차암 발생이 더 많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최근 수십 년간 여성에서는 치료 성적이 뚜렷하게 향상됐지만, 남성에서는 생존율 개선이 명확히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차 교수팀은 지난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총 36만 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 중 남성 환자 1400명의 발생률 추세, 치료 격차를 여성 환자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 국내 남성 유방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약 16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환자 수는 적지만, 고령화와 함께 남성 유방암을 더 이상 '극히 드문 질환'으로만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진단 연령이 높고 동반 질환이 많았으며, 주요 보조 치료를 받는 비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후 분석에서도 남성 환자는 재발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이 여성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이런 차이는 연령, 동반 질환, 치료 여부를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연구들은 공통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와는 다른 임상적·사회적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남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비율이 매우 높음에도, 실제 내분비 치료의 지속 기간이 짧고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차 교수는 "남성 유방암은 희귀암이라는 이유로 여성 유방암의 치료 전략을 그대로 적용해 왔지만, 장기 생존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며 "남성 유방암을 더 이상 여성 유방암의 '부속 질환'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남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임상 연구와 생물학적 특성 분석, 그리고 남성 환자가 실제로 감내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가 남성 유방암 진료 지침 개선과 보건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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