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만한 심장에 복잡 기형…생후 8일만에 치료 성공
서울아산병원, 1.5㎏ 이른둥이 선천성심장병 '완전교정술'로 치료
"'잘 고쳐줄 테니 낳는 데 집중하라'…의료진 자신감에 희망"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아산병원이 심장 크기가 '엄지손가락'만 한 1.5㎏ 저체중 이른둥이 환아의 복잡한 선천성심장병을 생후 8일 만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윤태진 소아심장외과 교수팀이 체중 1.5㎏에 불과한 이른둥이 홍이준 군의 복잡 선천성심장병을 '완전 교정술'로 치료했다고 15일 밝혔다. 홍 군은 수술 후 49일간의 집중 치료를 거쳐 지난 5일 몸무게 2.2㎏의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홍 군은 임신 35주 차에 태어난 이른둥이로 출생 당시부터 복잡 선천성심장병인 '활로 4징'을 앓고 있었다. 활로 4징은 1만 명당 3~4명에서 발생하는 심장기형으로 심장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온몸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청색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활로 4징의 표준 치료법인 완전 교정술은 한 번의 수술로 심장 구조를 정상화하는 고난도 수술로 일반적으로 생후 4개월 이후 체중이 충분히 증가한 환아에게 시행된다. 그러나 홍 군은 출생 직후부터 산소포화도가 점차 떨어지고 무산소 발작까지 나타나 치료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태였다.
저체중 이른둥이에게 흔히 시행되는 단락술이나 스텐트 시술은 재수술이 필요하거나 수술 후 사망 위험이 높고 폐동맥 판막을 영구적으로 손상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임시적인 치료 대신 한 번의 수술로 심장 구조를 정상화하는 완전 교정술을 선택했다.
윤 교수팀은 생후 8일째인 지난해 11월 18일 성인 엄지손가락 크기에 불과한 홍 군의 심장을 열어 심실중격 결손을 막고 우심실 유출로의 협착을 제거했으며 폐동맥 판막은 최대한 보존한 채 혈류가 정상적으로 흐르도록 교정했다.
혈관이 바늘보다 가늘 정도로 작은 저체중 신생아이자 미성숙한 생리 상태로 인해 고난도 수술이 예상됐지만 수술은 약 4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수술 후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도 심실중격 결손은 완전히 복원됐으며 폐동맥 판막의 협착이나 역류 소견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석 신생아과 교수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홍 군에게 집중 치료를 시작했고 11일째부터 수유를 시작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윤 교수는 "그동안 신생아에게 완전 교정술을 많이 시행했지만 1.5㎏ 저체중으로 갓 태어난 이준이를 치료하는 건 우리에게도 도전이었다"며 "아이가 재수술의 굴레를 쓰지 않도록 폐동맥 판막을 최대한 살려 한 번에 교정하는 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군의 어머니는 "임신했을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다는 사실에 걱정됐지만 아이는 잘 고쳐줄 테니 낳는 데만 집중하라는 의료진의 단호하고도 자신감 있는 목소리에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기적을 주신 만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잘 키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선천성심장병센터는 연간 1만 건 이상의 심장초음파 검사와 750여 건의 심장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심장과·소아심장외과·산부인과·신생아과 등 다학제 협진 체계를 통해 산전 진단부터 출생 후 치료까지 연계하고 있다. 또 환아의 상태를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홈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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