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새해 화두로 '의료AI 생태계'와 '중증진료 강화' 제시

의정갈등 상황으로 겪었던 어려움 되돌아보고, 미래 대응 강조
고려대 동탄, 서울대 시흥배곧 등 새 병원 건립 의지도 드러내

분당서울대병원 2026년의 시무식 및 신년하례회 당시 병원 직종별 대표자가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의 주요 병원 또는 병원장들은 2026년 새해 화두로 '의료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과 '필수 중증진료 강화·고도화'를 제시했다. 장기간 의정갈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진료-연구-교육 선순환 구조 구축…한목소리로 "새 도약"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동시에, 정책입안과 실행을 선도하는 싱크 탱크이자 국가 공공의료의 핵심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에서는 이미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AI와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통해 소버린(Sovereign) 의료 AI 생태계를 구축하여 미래 AI 병원으로 나가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며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희귀난치질환 극복을 위한 임상연구에 힘을 쏟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립소방병원 개원을 필두로 2027년 기장중입자치료센터, 2029년 개원하는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건립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 250병상 규모의 최첨단 AI 기반 종합병원 건립사업을 추진해 대한민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신년 인사말에서 "의정갈등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이제는 위기 극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할 때"라고 전했다. 병원은 의료 혁신을 통한 진료 경쟁력 강화를 꾀해 중증 필수의료 중심 병원으로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커맨드 센터를 구축해 병상과 수술실을 최적 배정하고, AI 기반 디지털 전환으로 스마트 자원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2032년 개원 목표로 '수도권 감염병 전문병원'을 추진하며 진료·연구·교육이 선순환하는 미래형 대학병원 체계를 완성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민창기 원장(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산하에 8개의 성모병원을 두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민창기 원장은 "진료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AI 의료 거버넌스를 8개 병원에 확립하는 등 혁신을 통해 미래를 지향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원장은 "의료의 본질은 환자 생명을 지키는 진료"라면서 각종 연구 등을 통해 미래 '게임 체인저' 급의 진단 및 치료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미래 변화된 의료패러다임을 회피할 수 없다. 누구보다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도 했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은 "안과병원과 비뇨기암병원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는 한편, 차세대 양성자 센터 구축과 수술실 확장 등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 나가겠다"며 "의정사태는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이제 최고의 의료서비스와 최상의 치료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고려대의료원 "2026년, 내실 있는 성장"…명지병원 "지모신기"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정밀의료와 통합진료 모델을 한층 고도화하며 '트리플 연구중심병원' 체제는 올해부터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AI와 디지털 전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의료진이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026년 고려대의료원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윤을식 의무부총장(맨 앞줄 왼쪽에서 일곱번째)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고려대학교의료원 제공)

윤 의무부총장은 또 "동탄 제4고대병원 건립과 입자치료 거점 구축은 의료원의 향후 100년을 이끌 과제"라면서 "2026년의 목표는 단순한 안정이 아니라 내실 있는 성장이다. 의료원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좋은 병원'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안암병원이 스마트병원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중증 환자의 고난도 치료라는 병원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진료 현장 전반에 접목해 환자 안전과 의료진 업무 효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병욱 고려대 구로병원장은 "2026년은 구로병원이 대한민국 의료의 지형을 바꾸는 '대변혁의 원년'"이라며 "올봄 첫 삽을 뜨게 될 새 암병원에는 중환자실과 권역응급의료센터, 수술실 등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촌각을 다투는 생명의 최전선을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원·대전·의정부·강남 소재 4개 의료기관(을지대학교병원)과 을지대 등을 운영 중인 을지재단은 환자 중심 의료, 구성원 존중 경영을 재단 핵심 가치로 선포했다. 또 우수 의료진 확보, 전문간호사 제도 정착, 암병원 활성화를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

재단의 박준영 회장은 시무식에서 "암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최고 수준의 치료 환경을 구축하고, 정밀 의료와 첨단 치료 기술을 도입해 대한민국 대표 암병원으로 도약하겠다"면서 "3년·5년·10년 단위의 장·단기 경영 전략을 수립해 우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설계하겠다"고 선언했다.

명지병원은 2일 오전 경기 고양시 소재 병원 내에서 '2026 병오년(丙午年) 시무식'을 열어 지난해 주요 성과를 되짚으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과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명지병원 제공)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2026년은 지역 거점병원으로 우뚝 서기 위해 중증·응급·필수의료 분야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임상 역량 강화와 AI 시스템 구축, 바이오 리서치와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경쟁력을 한층 가속화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지병원은 매년 나아갈 방향에 맞춰 사자성어를 발표해 왔는데, 지난해 수립한 방향성을 유지하고 실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도 동일하게 메시지를 이어가기로 했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기략으로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자는 의미의 '지모신기(智謀身棄)'를 유지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