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거의 없는 폐암…전문의 "정기 저선량 CT가 생존 좌우"

폐암, 통증 없어 발견 늦어…여성·비흡연자 폐암 발병 증가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으로,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한 주기적 검진이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한다.

18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따르면 폐암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는 폐에서 발생해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기침·객혈·호흡곤란 등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찾을 때 이미 3기 이상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금연을 하더라도 과거 흡연으로 인한 폐 손상과 암 발생 위험이 즉시 사라지지 않아, 금연 후 약 15년이 지나야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흡연자 폐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비흡연자에서 두드러진다. 국내 연구에서는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이 비흡연자로 나타났고, 미세먼지 노출·요리 시 발생하는 매연·간접흡연·가족력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조리 시 환기를 충분히 하고 후드를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조직형과 병기, 폐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결정한다.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며, 수술이 어렵거나 이미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방사선치료 등을 병합한다. 다만 이는 완치보다는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 엑스레이로 보이지 않는 미세 결절까지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기존 CT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낮아 반복 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CT에서 보이는 결절이 모두 암은 아니기 때문에 염증·섬유화·림프절 비대 등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최천웅 교수는 "폐암은 조기 발견이 생존율을 좌우한다"며 "정기적인 저선량 CT 검진으로 작은 결절 단계에서 발견할 경우 완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 후에도 금연,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정기 추적 검사를 병행해야 재발을 예방하고 폐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며 "폐암 치료는 생존뿐 아니라 삶의 질을 지키는 통합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