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주요 장기 몰린 종격동에 종양? '수술'…검진 중요

가슴뼈와 척추 사이 빈 공간…기관지, 동맥, 심장 등 위치
건강검진 흉부 CT로 알아차려…최근 단일공 로봇수술 주목

기관지, 식도, 대동맥, 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모두 '종격동' 안에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종격동'은 가슴뼈와 척추 사이 빈 공간을 지칭한다. 이런 데 물혹이나 양성 종양 또는 악성 종양(암)을 '종격동 종양'이라고 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기관지, 식도, 대동맥, 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모두 '종격동' 안에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종격동'은 가슴뼈와 척추 사이 빈 공간을 지칭한다. 이런 데 물혹이나 양성 종양 또는 악성 종양(암)을 '종격동 종양'이라고 한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종격동 종양은 종양이 생겨난 부위에 따라 다양해진다. 앞쪽의 전종격동에서는 흉선종이 흔하고 척추에 가까운 후격동에선 신경 종양의 빈도가 높다. 이들 사이의 중종격동의 경우 여러 종류의 낭성 종양과 림프종이 주로 발생한다.

외래 환자 대부분 무증상이다. 종양 크기가 3~4㎝ 정도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가슴 정중앙 부위의 면역계통 기관인 흉선에 생기는 흉선암은 매우 드물지만 5년 생존율이 30~50%로 예후가 좋지 않다.

석양기 순천향대 구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건강검진 시행 후 흉부외과 외래를 방문한다면 대부분 흉부 CT(컴퓨터 단층촬영)에서 발견된 종격동 종양이란 이상 소견 때문"이라며 "환자 입장에선 특별한 증상도 없고 종격동에 대해 생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근무력증이라면 흉선종 의심…조기 발견해 적기 대응

종양이 기관지를 압박하면 기침과 호흡 곤란을, 식도를 압박하면 목에 이물감을 느낄 수는 있다. 늑간신경을 자극하면 늑간신경통이, 후두신경이라면 쉰 목소리가 동반된다. 대동맥을 압박하면 피가 우회해 흐르는 측부혈행이 나타나 평소 없었던 부위에 정맥이 발견되기도 한다.

악성 종양 중 하나인 흉선종은 일시적인 근력 약화,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중증근무력증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으면 흉부 CT를 통해 역으로 흉선종 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종격동 종양의 근본 치료법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완전 절제'다. 이에 대해 석양기 교수는 "한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었는데 외래 방문 1년 전부터 가슴이 약간 답답했고, 특히 자기 위해 누우면 2시간 이상 똑바로 눕지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석양기 교수는 "옆으로 새우잠을 자면 증상이 완화됐기 때문에 수개월 동안 항상 옆으로 잤다고 했다. 심장 앞에 심장보다 더 큰 종격동 종양이 생겼고, 똑바로 누우면 심장이 종양에 의해서 눌렸던 것"이라며 "절제술을 했으며, 환자는 수술 후 똑바로 누워 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가슴뼈를 반으로 갈라 절제하는 정중흉골절개술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흉강경 또는 로봇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도 한다. 뼈를 잘라 접근하는 방법은 종양 크기가 클 때 진행하며 건강검진 등으로 일찍 병변이 발견됐다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늑골 사이에 구멍을 내는 흉강경 수술의 경우, 개흉술같이 뼈를 자르는 수술보다 수술 부위 통증이 훨씬 적고 입원 기간도 짧은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합병증 발병, 퇴원 일수 측면에서 로봇수술의 안정성이 주목받기도 한다.

종격동 종양 환자의 흉부 X선사진(위), 종격동 종양 환자의 흉부 CT사진(아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황진욱 고려대 안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흉선종의 경우 종양이 흉선종의 피막을 뚫고 나와 주변 장기로 침범해 재발 우려를 높이는 만큼 이때는 흉선 자체를 제거한다"며 "절제한 흉선에서 흉선종이 주변 조직을 뚫고 나온 소견을 발견하면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고려대의료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공동 연구팀이 단일공 로봇 흉선 절제술과 기존 흉강경 흉선 절제술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비교 분석한 결과 합병증 발병, 퇴원 일수 측면에서 로봇수술의 안정성이 더 뛰어났다"고 강조했다.

종격동 종양에 대한 위험 요인이 불명확해 이를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건강검진을 위해 시행한 저선량 흉부 CT에서 종격동 종양 소견을 발견하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황 교수는 "종격동 종양 역시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다"며 "건강검진에서 종격동 종양을 발견한다면, 위치나 모양 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IR)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한 뒤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