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까만 사람들" 회장 발언…적십자사, 대사관 찾아 사과하기로
김철수 회장 사퇴…李대통령 "멀쩡하게 살아있더라"
"신천지 헌혈 유공 포상 지적 계기 지침 개정 추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주한 외교사절을 대상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적십자사도 해당 국가 대사관들을 일일이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 김철수 회장을 겨냥해 '반사회적 행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판한 데다 외교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한 판단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11일 뉴스1에 "지난 7일 오후 이뤄진 김 회장의 사의 표명 이외에도 적십자사가 대사관 등을 방문해 사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023년 서울에서 열린 적십자사 모금 행사 후 직원들에게 외국 대사들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에는 앙골라, 인도, 체코, 스리랑카 등 7개국 대사와 대사 부인이 참석했다.
녹취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저 변두리 국가에서만 와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냥 얼굴 새까만 사람들만 다 모였다. 새까만 사람 말고 하얀 사람 좀 데려오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회장은 내부에 "어떤 이유로든 제 발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7일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해당 사건을 엄중히 질책하고 보건복지부에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더라"라고 언급한 따른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혐오 표현 대응 방안에 대한 인사혁신처 보고를 받은 뒤 "얼마 전 기관장이 '하얀 얼굴, 까만 얼굴' 얘기를 해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더라"라고 말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공직사회의 혐오 발언에 대한 불관용의 원칙을 명확히 하겠다"며 이 대통령에게 공직사회에서의 혐오 발언자 제재 방안을 보고했다.
△법무부 등 관계 부처의 혐오 발언 처벌 규정 마련 △위반 시 임용 제한 △재직 중 혐오 발언 시 당연 퇴직 조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특별히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며 "신속하게 추진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적십자사는 앞으로 앙골라, 인도, 체코, 스리랑카 등 7개국 대사관을 방문해 사과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적십자사가 52차례에 걸쳐 신천지에 포상을 준 점도 지적된 바 있다.
다만 적십자사는 신천지가 실제 헌혈에 적극 동참한 단체로서, 헌혈 건수와 기여도에 따라 상을 받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천지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사회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 전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 관계자는 "포상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부 기준을 참고할 방침"이라며 "이외 사항에 대해서도 복지부 감사를 통해 성실히 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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