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자 제약펀드, 원금 3배 회수…"산업 육성·수익 다 잡았다"
K-바이오·백신 펀드 1조원 확대…임상 3상 특화 펀드도 신설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출자한 제약·바이오 1기 펀드가 청산을 마치며 원금의 최대 3배를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육성과 재정 수익이 동시에 이뤄진 사례로, 정부는 향후 투자 규모를 확대해 'K-바이오 5대 강국' 도약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가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조성한 보건 계정 펀드 1기(총 1~7호) 가운데 2호와 3호 펀드가 올해 7월과 9월 각각 청산됐다.
2014년 12월 조성된 2호 펀드 '글로벌 제약펀드 2호'는 전체 조성액 1350억 원 대비 회수 배수가 2.42배였다. 복지부가 출자한 200억 원을 기준으로는 회수액이 610억 원으로, 투자 원금의 3.05배 수준이다.
5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3호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펀드' 회수 배수가 1.10배로, 복지부 출자액 100억 원 대비로도 1.10배의 수익을 기록했다.
1기 중 가장 먼저 조성된 1호 '글로벌 제약펀드' 역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9월 1000억 원 규모로 조성돼 2020년 7월 청산됐으며, 전체 조성액 대비 회수 배수는 1.94배, 복지부 출자액 200억 원 대비로는 2.37배였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총 7개의 보건 계정 펀드를 조성해 6950억 원을 투자했다. 이 중 107개 기업에 5836억 원(111건)을 집행했으며, 올해 8월 기준 19개 기업이 신규 상장에 성공했다. 펀드 투자 기업들의 상장과 신약 연구 성과가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 확장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부는 추가로 예산을 투입해 제약·바이오 투자 활성화와 육성을 도모할 방침이다. 2023년부터 만든 'K-바이오·백신 펀드(보건 계정 펀드 2기)'의 총 조성액을 2027년까지 1조 원 규모로 늘려 '메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복제약 중심의 제약산업 구조를 탈피하고 블록버스터급(연 매출 1조 원 이상) 신약을 창출하며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K-바이오·백신 펀드는 1~4호까지 4개가 조성됐으며 총 출자금은 4666억 원이다. 복지부는 5호와 6호 K-바이오·백신 펀드도 각각 500억 원, 600억 원 규모로 연말까지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K-바이오·백신 펀드와 별개로 내년에 '신규 임상 3상 특화 펀드'를 1500억 원 규모(정부 출자금 600억 원)로 조성한다. 임상 3상 시험은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회수 기간이 길며 실패와 규제 위험이 높아 민간 투자자본의 조달이 어렵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임상 3상 단계에 투자해 자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K-바이오·백신 펀드는 신약개발 전 단계를 투자 대상으로 하지만, 민간 벤처캐피탈(VC)의 기피로 주로 임상 1~2상 단계에 집중되는 한계가 있었다. 복지부는 임상 3상 특화 펀드 조성을 통해 기술이전 중심의 제약산업 구조를 직접 판매 중심으로 전환하고,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을 유도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가 예산을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면서도 투자 수익을 실현한 의미 있는 결과"라며 "향후 유망 기업 발굴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확대해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n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