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보원 "의료데이터, 국가 바이오 혁신 허브로 만들어야"

AI·빅데이터 연계 위한 표준화 전략 발표

권애경 보건의료표준화사업단 단장이 10일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 보건의료정보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과 미래, 발전을 위한 제언'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보건의료정보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의료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보건의료 데이터의 표준화 및 활용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정보원은 유전체, 조직, 영상, 임상, 개인생성정보(PGHD)까지 포괄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확대 개편하고, 국가 의료데이터 중개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한다는 주장이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과학기자협회와 정보원이 공동 개최한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과 미래'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염민섭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은 "우리나라 역시 보건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AI와 빅데이터 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국가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핀란드가 800년간 식민 지배를 겪은 뒤에도 교육과 과학기술에 집중해 재도약한 것처럼, 우리도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정보원은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 암 빅데이터 플랫폼, 공공기관 연계 플랫폼 등을 통해 다종의 데이터를 표준화·정제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은 유전체, 조직, 영상, 임상정보, PGHD까지 포함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정보원은 국가 의료데이터 중개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시범 운영 중인 만큼, 향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애경 보건의료표준조준화사업단 단장도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임상 데이터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은 필수"라며 "표준화는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 품질을 높이고 의료데이터의 정확한 해석과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밝혔다.

권 단장은 "미국은 AI 전략과 상호운용성 전략을 서로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AI 발전과 산업 확장을 위해 데이터 상호운용성 확보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보원은 미국의 'USCDI(United States Core Data for Interoperability)'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표준 데이터 체계인 'KR CDI'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술적 전송표준인 'KR CORE'도 병행 구축 중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보건부 산하에 있는 연방 차원의 표준화 기구인 ONC(Office of the National Coordinator)가 중심이 되어 EHR 인증제, FHIR 기반 확산 전략, 공공보건 및 보험 시스템과 연계한 표준 확산을 추진 중이다.

권 단장은 "의료 데이터는 단순한 민간 자원이 아니라 국가 보건·산업·R&D 정책과 맞물려 있는 핵심 인프라이며, 정부 차원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병원 간 임상 데이터 교류조차 원활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가 바로 표준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의료정보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EMR 인증제,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의 확산, 진료정보교류사업의 표준기반 전환 등의 추진 전략도 소개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