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유도 '항원제시세포'로 차세대 결핵 백신·치료법 개발 '청신호'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신성재 교수·김홍민 박사 등 참여
"예방과 치료 잇는 통합적인 백신·면역치료 전략 필요한 때"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항원제시세포를 활용해 결핵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밝혀냈다. 치명적인 감염질환 중 하나인 '결핵'을 퇴치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 치료제 개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세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의 신성재 교수·김홍민 박사는 건양대 의과대학 김종석 교수와 함께 항원제시세포인 수지상세포를 활용해 결핵 예방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결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3대 감염병 중 인류 역사 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감염질환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5%, 20억 명 이상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일한 결핵 백신은 BCG 백신이다.
BCG 백신은 소아기 파종성 결핵, 결핵성 수막염 등 중증 폐외결핵의 예방 효과는 있지만 가장 흔한 형태인 청소년 이후 폐결핵에 대한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 결핵균의 증가로 인해 치료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항원제시세포인 수지상세포를 활용해 결핵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찾았다. 수지상세포는 몸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항원을 먼저 발견하고 가공한 후 항원 정보를 T세포에 전달해 면역 반응을 개시한다.
먼저 BCG 백신을 맞힌 마우스에 결핵균에서 뽑아낸 항원 성분으로 활성화시킨 수지상세포를 주입했다. 결핵균 감염 1주일도 안돼 마우스 폐 조직에 결핵균 감염을 인식하는 T세포가 빠르게 증가했다. 감염 10주 후, BCG 단독 투여 그룹 대비 결핵균 성장이 90% 이상 억제됐다.
결핵균 제어에 중요한 사이토카인을 동시에 내보낼 T세포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체내 오래 남아 있는 조직상주 기억 T세포도 많이 만들어졌다. 단독 접종 마우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 효능이 떨어졌지만, 백신과 수지상세포를 같이 투여한 마우스는 30주 이상 효능을 유지했다.
항생제 치료 효과도 수지상세포 투여 마우스 그룹에서 항생제 단독 마우스 그룹보다 뛰어났다. 수지상세포 투여 마우스 그룹은 항생제만 투여한 그룹보다 90% 이상 결핵균이 감소했고 잠복결핵의 활성화 억제와 다제내성 결핵균 제어에도 탁월한 효능을 나타냈다.
신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결핵 제어 전략의 원리를 제시한데 의미가 있다"면서 "장기적이고 복잡한 감염병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예방과 치료를 잇는 통합적인 백신·면역치료 전략이 필요하며 수지상세포 기반 기술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유망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 13.0)'에 게재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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