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몰리는 'K-약국'…제약사도 코스메틱 경쟁 '열풍'

외국인 의료 소비 10건 중 7건 약국서…약국 소비액 4년 새 18배
휴젤 관광상권 공략·동국 약국 뷰티존…제약사 유통망 경쟁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8.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약국이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의약품뿐 아니라 피부 관리 제품과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약국을 새로운 뷰티 시장으로 보고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외국인 의료 소비 거래 10건 중 약 7건이 약국에서 이뤄졌다. 전체 거래 건수에서 약국이 차지한 비중은 68.77%로 지난해 5월 58.81%보다 9.96%p 상승했다.

외국인의 국내 약국 소비액도 2021년 76억 원에서 지난해 1414억 원으로 4년 만에 약 18.6배나 늘었다.

특히 명동과 홍대, 성수, 강남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는 약국이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을 사는 곳을 넘어 흉터와 색소침착, 피부 재생 등 피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찾는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국인 몰리는 약국 잡아라…제약사마다 다른 공략법
서울 마포구에 입점함 뷰티온누리약국의 모습.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공략해 약국과 뷰티샵을 결합한 이른바 '파머시 뷰티'를 표방하고 있다. 2026.9.10 ⓒ 뉴스1 권현진 기자

제약업계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약국 전용 제품을 출시하거나 관광 상권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휴젤(145020)은 올해 상반기부터 강남과 성수 일부 약국에서 더마코스메틱(피부 과학을 접목한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를 내세우고 있다. 하반기에는 홍대와 명동, 강남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약(086450)도 전국 약 200개 약국에 피부 관리 제품을 모은 '파마시뷰티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루온셀'과 약국 전용 브랜드 '마데카파마시아', 탈모 증상 완화 제품 '판페신', 압박스타킹 '센시슬림' 등을 한 공간에서 선보이는 방식이다.

한미사이언스(008930)는 기존의 약국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 약국 전용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프로-캄'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인 '프로-캄 EGF 액티브 바이탈 크림'은 2024년 출시 이후 전국 1만 1000여 개 약국에 공급됐다.

동아제약 역시 흉터 치료제 '노스카나겔'과 색소침착 치료제 '멜라토닝크림' 등을 약국에서 판매 중이며, 대웅제약(069620)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를 통해 피부과 시술 후 사용하는 관리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K-뷰티 쇼핑이 헬스앤드뷰티(H&B) 매장이나 면세점,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약국도 주요 구매처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개개인의 피부 고민에 따라 일반의약품과 화장품 등을 함께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약국만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제약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다. 이미 확보한 전국 약국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오랫동안 의약품과 피부질환 제품을 개발하며 쌓은 전문성을 화장품 사업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약국 전용 제품을 개발하는 것부터 약국 안에 별도의 뷰티 매대를 만들거나 외국인이 많은 관광상권에 제품을 집중적으로 입점시키는 등 여러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약국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K-약국이 K-뷰티에 이은 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