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을수록 더 가렵다…아토피 '악순환' 고리 끊는 신약 등장
환자 54.4% 최대 부담으로 '가려움·긁기' 꼽아
IL-4·13 이어 IL-31까지…치료 표적 세분화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오는 14일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을 앞두고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에 관심이 모인다. 생물학적 제제와 경구용 JAK 억제제에 이어 최근에는 환자들이 가장 큰 고통으로 꼽는 가려움의 핵심 기전을 직접 겨냥한 신약까지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은 지속적인 가려움과 피부 병변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35만5277명을 분석한 결과 국내 유병률은 2002년 3.88%에서 2019년 5.0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등도·중증 환자 비중도 30.96%에서 39.78%로 높아졌다.
특히 환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은 가려움이다. 한 연구에서 환자의 54.4%가 가장 부담스러운 증상으로 '가려움과 긁기'를 꼽아 심한 건조감·각질(19.6%)을 크게 웃돌았다.
가려워 피부를 긁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염증이 심해진다. 염증은 다시 감각신경을 자극해 가려움을 키우는 '가려움-긁기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가려움은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학업과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등 환자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토피 치료는 과거 스테로이드 등 국소치료 중심에서 특정 염증 경로를 겨냥하는 표적치료로 발전해 왔다. 대표적인 생물학적 제제인 사노피·리제네론의 '듀피젠트'(두필루맙)는 IL-4와 IL-13 신호를 억제한다. 이후 IL-13을 표적 하는 '애드트랄자'와 '엡글리스', '린버크' 등 경구용 JAK 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올해는 새로운 기전을 겨냥한 치료제도 국내에 등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갈더마의 '넴루비오'(네몰리주맙)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과 결절가려움발진 치료제로 허가했다.
넴루비오는 '가려움 사이토카인'으로 불리는 인터루킨(IL)-31의 수용체인 IL-31RA를 직접 표적한다. IL-31은 감각신경을 자극해 가려움 신호를 전달하는 동시에 피부 염증과 장벽 이상에도 관여한다. 기존 생물학적 제제가 주로 IL-4·IL-13 등 염증 경로를 겨냥했다면 가려움과 관련된 경로를 직접 차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글로벌 임상 3상 'ARCADIA 1·2'에서 16주 차 가려움이 없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 도달한 환자는 넴루비오군 31%, 위약군 11%였다.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75% 이상 개선된 환자도 각각 44%와 29%로 나타났다.
넴루비오는 초기에는 4주 간격으로 투여하며 16주 이후 임상적 반응을 보인 일부 환자는 8주 간격으로 늘릴 수 있다.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투약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올해 세계 아토피피부염의 날 주제는 '보이지 않는 부담을 깨자'다. IL-4·IL-13에서 JAK, IL-31까지 치료 표적이 다양해지면서 피부 병변뿐 아니라 가려움 등 환자가 실제 겪는 질환 부담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아토피 치료 역시 세분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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