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면역질환 치료…환자반응 예측, 동물대체시험 기대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주지현 교수 등 연구
환자유래 iPSC, 면역 미세환경 결합…오가노이드 설계 전략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가톨릭대 의과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 연구진이 의료원 기초의학사업단의 지원 아래에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와 질환 특이적 면역 미세환경을 결합한 자가면역질환 오가노이드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와 질환 특이적 면역 미세환경을 결합한 자가면역질환 오가노이드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동물대체 전임상시험 플랫폼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가톨릭대 의과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의 주지현 교수(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와 임예리 교수 그리고 이창진 연구원이 의료원 기초의학사업단의 지원 아래에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iPSC는 다 자란 체세포에 인위적인 유전자를 주입해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만든 세포다. 자가 재생 능력도 무한해, 재생의학과 맞춤 치료는 물론 암 등 복잡한 질병을 이해하는 데 있어 유용하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가 자기 조직을 공격하면서 만성 염증과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질환의 발생과 진행은 환자의 유전적 배경뿐 아니라 세포외기질(ECM)의 경도, 혈관·상피 장벽의 손상, 사이토카인과 자가항체, 면역세포와 기질세포의 상호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자가면역질환 모델링과 동물대체시험을 위한 iPSC 기반 미세환경 배양 플랫폼. 환자 유래 체세포를 iPSC로 리프로그래밍한 뒤 다양한 조직 오가노이드와 면역·기질세포를 결합하고, 3D co-culture 및 organ-on-a-chip 환경에서 질환 특이적 미세환경을 재현해 모델 표준화와 약물 안전성·유효성 평가로 연결하는 연구 개념도.(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연구진은 자가면역질환을 단순 면역세포 이상이 아닌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서로를 증폭시키는 질환 특이적 미세환경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기존 2차원 세포배양은 조직 구조와 세포 간 상호작용을 단순화하며, 동물모델은 특이적 면역반응과 환자별 차이를 반영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환자 혈액이나 체세포로 제작한 iPSC를 조직세포와 면역세포로 분화시키고, 여기에 환자 혈청·자가항체·사이토카인, 조절 가능한 ECM과 미세혈관 환경을 결합하는 원칙을 제안했다. 내재적 요인과 질환에서의 면역 환경을 사람 유래 3차원 조직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질환별로 반드시 재현해야 할 핵심 환경도 구체화했다. 다른 질환이지만 모두 면역체계의 조절 이상이 핵심인 대표적인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전신경화증은 혈관 손상과 섬유아세포 활성화, ECM 경화가 서로를 강화하는 섬유화 환경이 중요하다.

전신홍반루푸스는 면역복합체의 침착과 제1형 인터페론 반응, 보체 활성화에 따른 혈관·상피 장벽 손상을 반영해야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풍부한 활막 환경과 활막 섬유아세포의 침윤, 연골·골 파괴가 연결되는 구조를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오가노이드뿐 아니라 유체 흐름과 혈관 관류를 구현할 수 있는 장기 칩 기술을 연계하고, ECM의 경도와 점탄성, 산소 농도, 사이토카인 구배 및 면역세포 유입을 조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다중오믹스, 공간 이미징, 고내용량 분석 및 머신러닝을 활용해 제작된 모델과 실제 환자 조직의 분자·기능적 특성 간 일치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모델 구축 과정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세포 확보 △iPSC 제작 △질환 표적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로의 분화 △3차원 오가노이드 조립 △환자 혈청·자가항체·면역세포를 이용한 질환 환경 조성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후보약물을 처리해 조직 구조와 생존성, 염증 및 섬유화 반응이 회복 여부를 비교함으로써 환자별 약물 반응을 평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모델의 신뢰성을 판단할 지표로 △섬유화 정도 △ECM 변화 △인터페론 반응 유전자 △혈관·상피 장벽의 투과성 △면역세포 침윤과 지속성 △조직 손상 정도 등을 제시했다.

이런 기능적 지표를 환자의 조직검사와 혈중 사이토카인·자가항체 및 임상 경과와 비교하면 오가노이드가 단순히 조직 모양의 유사성을 넘어 실제 질병 상태를 얼마나 충실하게 재현하는지 검증했다.

특히 환자별 iPSC에 환자 혈청이나 자가항체를 적용하면 동일 질환 안에서도 서로 다른 질병 경과와 치료 반응을 비교할 수 있다.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복합약물 최적화 및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활용될 수 있으며, 사람의 질환 기전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동물대체 전임상시험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유전정보와 면역 특성, 임상지표를 오가노이드 데이터와 연계한 '환자 디지털 트윈' 구축도 가능하다. 환자마다 다른 ECM 변화와 사이토카인 반응 및 자가항체 노출 조건을 모델에 반영하면 질병 악화 가능성과 조직 취약성,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iPSC 유래 세포의 성숙도를 향상시키고 장기간 배양에서의 면역 환경 유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 만성 질환의 악화·완화 주기를 구현하고, 제조 공정과 평가 지표의 표준화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구진은 향후 환자 임상정보와 오가노이드 데이터를 연계해 모델의 재현성과 예측력을 높이는 게 정밀의학 기반 자가면역질환 모델 구축의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자가면역질환에서는 환자가 지닌 내재적 요인과 질환 특이적 면역 환경을 함께 재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환자 유래 iPSC 기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동물모델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환자별 차이를 반영하고, 정밀한 약물평가와 동물대체시험법 개발로 연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공학회(AIChE)와 산하 사회생물공학회(SBE)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생명공학 및 중개의학'(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