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단지 혁신에 엇갈린 지역 '희비'…"뭉쳐야 산다" 제언도
오송-대구 통합재단 출범 추진…지역첨복 추가 지정 가능
"제도와 거버넌스, 예산 등 개혁으로 산업 성장 도울 때"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한민국을 하나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청사진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표정을 보인다. 기존에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가 있던 지역은 역할과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반면, 단지가 없었던 지역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현장 전문가들은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에 첨복단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도 "지역마다 단지를 지정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제언했다. 선택과 집중을 꾀하며 제도와 거버넌스, 예산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진숙 의원 안, 안도걸 의원 안, 윤준병 의원 안을 병합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육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과 심의·의결만을 앞두고 있다.
이는 기존 오송첨복단지와 대구첨복단지를 '국가첨단의료복합단지'로 바꿔 부르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광역자치단체 신청을 받아 이미 구축된 의료산업 분야 특화 지역을 '지역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고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첨복단지는 글로벌 신약과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인프라를 집중시킨 허브를 일컫는다. 2005년부터 추진돼 2009년 충북 오송지구와 대구 신서지구를 단지로 선정·조성했으며 5년마다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오송첨복과 대구첨복이 '국가첨복'으로 격상됨에도 충북 청주와 대구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각 첨복을 관리하던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국가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으로 통합된다는 이유에서다. 입지와 위상 약화가 걱정스럽다는 취지다.
첨복단지에는 2009년부터 2024년까지 1조 5126억 원(대구 7929억 원·오송 7197억 원)이 투입됐다. 두 단지는 지난 15년간 전국을 대상으로 중심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민간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 경쟁력이 미흡하고 관리 주체가 혼재됐다는 지적도 지속됐다.
정부는 2038년까지 총사업비 8조 9000억 원을 투자해 오송과 대구 두 단지를 국가첨복으로 키우는 동시에 지역첨복의 추가 지정·육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원 원주, 인천 송도, 광주전남 등이 지역첨복 유치를 희망하며 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도나도 바이오 특화를 외치며 무분별하게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산·학·연·병 기초 인프라가 미흡하다 보니 돈을 들여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 전국에 흩어진 단지의 기능과 역할을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절실한 실정이다.
산업연구원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진단과 성과 평가, 추가 지정 필요성' 보고서를 보면 국내에는 20개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연구개발 강소특구 △테크노밸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 기업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자체 조성한 클러스터는 제외한 집계다.
보고서에서 첨복단지 추가 지정 여부에 대해 전문가의 83.3%는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존 단지의 내실화가 우선 요구되며 단지 간 기능 중복 문제를 근거로 들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표방하려는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 등 주요 단지의 성공 요인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출범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역시 주요 과제로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의 혁신을 택했다. 클러스터를 연계·조정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혁신위는 2028년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국 8개 클러스터를 우선 연계할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혁신위는 "권역별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능별로 특화해야 한다. 또한 통합 거버넌스로 대한민국을 하나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육성해야 한다. 산·학·연·병·정부 역량을 총집결할 때"라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역시 보고서에서 "첨복단지 등의 운영 효율성 제고 등 부분적 개혁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제도와 거버넌스, 예산 등 전면 개혁을 거친 뒤 첨복단지를 추가 지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1에 "오송재단과 대구재단 통합의 경우에도 양 기관의 주요 역량을 강화하면서 통합해야 한다"며 "각 클러스터 또한 중복 기능을 줄이고 특화 분야를 명확히 해 협업을 모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국가적 관점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