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바이오 승부수 '휘청'…10월 임상 결과가 최대 변수

예상 밖 위약 효과에 상업화 일정 불가피하게 지연
코오롱 "원인 규명 후 미국 허가 로드맵 다시 짠다"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전경. 2020.11.5 ⓒ 뉴스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과거 '인보사'로 알려진 코오롱티슈진(950160)의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가 미국 첫 번째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회사는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오는 10월 예정된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코오롱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온 바이오 사업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TG-C는 과거 국내에서 '인보사'라는 명칭으로 출시된 바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이다.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 자료상 '연골 유래 세포'로 기재됐던 성분이 실제로는 신장 유래 세포(GP2-293)였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미국 FDA도 당시 진행 중이던 TG-C 임상 3상을 보류했는데 소명 과정을 거쳐 2021년 12월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했다. 그리고 최근 결과가 나왔다.

TG-C는 통증(VAS)과 관절기능(WOMAC) 모두에서 치료군 자체의 개선 효과는 확인됐지만, 위약군 역시 예상보다 큰 개선을 보이면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FDA 허가의 핵심 근거가 될 1차 임상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결국 당초 추진했던 미국 허가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위약효과'보다 재현성

회사 측은 이번 결과의 원인을 예상보다 강했던 위약(가짜약) 효과에서 찾고 있다. 골관절염 임상에서는 위약 반응이 자주 나타나지만, 통상 3~6개월 이후 감소하는 것과 달리 이번 시험에서는 24개월 동안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임상기관별 특성, 환자군, 평가방식 등을 포함한 로데이터 분석에 착수해 올해 말까지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위약효과 자체보다 두 번째 임상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반복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만약 두 번째 임상까지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TG-C의 미국 허가 전략은 사실상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2019.1.6 ⓒ 뉴스1 구윤성 기자

회사는 오는 10월 발표 예정인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TGC12301) 결과를 확인한 뒤 FDA와 허가 전략을 다시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FDA가 강력한 단일 임상 결과만으로도 허가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실제 적용 여부는 FDA 판단에 달려 있다.

이번 결과는 코오롱그룹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코오롱그룹은 TG-C를 그룹 바이오 사업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육성하며 지난해 신약 상업화 전문가인 전승호 공동대표를 영입하는 등 미국 허가 이후 상업화를 염두에 둔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하지만 첫 번째 임상 실패로 상업화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투자 회수 시기 역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 동일한 설계의 독립 임상 3상이 하나 더 진행 중인 만큼 10월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임상 3상에서 완전히 부정적인 결과만 나온 것은 아니다. 안전성은 기존 임상과 동일한 수준으로 확인됐고 새로운 이상 신호도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TKA) 시행 비율은 TG-C군이 310명 중 2명(0.6%), 위약군은 151명 중 8명(5.3%)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임상의 1차 평가지표가 아니었던 만큼 허가 근거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질환 진행 자체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는 데이터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코오롱티슈진 본사에서 직원들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결국 10월 두 번째 임상에서 유의성을 확보하면 FDA 협의가 재개되면서 허가 가능성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동일한 결과가 반복될 경우 추가 임상 또는 개발 전략 수정 가능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그룹 바이오 사업의 향방은 사실상 10월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결정하는 셈이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