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3배치·14% 가동률'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보다 시급한 '수주'

매출 43% 감소·순손실 562억…수익성·재무 부담 확대
롯데바이오 "송도 캠퍼스 본격 가동되면 성장 가속 예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자료사진) 2026.3.19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를 통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와 국내 송도 메가플랜트 건설을 통해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종 특성상 단순히 생산시설 규모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 생산 경험과 품질 관리 역량, 안정적인 공급 이력을 중시하는 만큼 신규 CDMO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의 송도 1공장은 착공 2년여 만에 주요 공사를 마치고 최근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12만L 분량의 항체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 측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방문해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기도 했다.

다만 공장이 지어졌다고 해서 매출이 자동으로 늘진 않는다. 관건은 대형 수주인데, 최근 흐름은 그리 좋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5월 공개된 롯데지주(004990)의 지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생산실적은 3배치에 그쳤다. 2024년 73배치, 2025년에는 67배치였는데 1분기 실적임을 감안하더라도 수치가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장 가동률은 2024년 81%, 지난해 74%에서 1분기 14%에 머물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3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 1공장을 찾아 현장경영을 펼쳤다. 신 회장(왼쪽 두번째)이 공장 생산동 내 1만5000리터 배양기 앞에서 생산공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BMS 승계 물량 종료 이후 신규 고객 확보 중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시설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3년 약 1억 6000만 달러를 투입해 해당 공장을 인수하며 글로벌 CDMO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인수 당시 BMS와의 기존 생산 계약 물량은 초기 매출 기반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해당 계약 물량이 지난 1월부로 종료되면서 시러큐스 공장의 신규 고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롯데 바이오 측은 "내년 초까지 주요 생산 시설에서 설비 고도화 작업이 이뤄져 일부 제조라인이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상황"이라며 "BMS와 계약 종료가 아닌 생산량 조절로 생산 시기가 일부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실적이 적은 것은 생산 설비 최신화의 과정이며, 정기 보수와 장비 업그레이드가 끝나는 2027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램프 업'을 앞두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CDMO는 한번 생산 파트너를 정하면 공정 이전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객사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들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CDMO 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하며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영국 오티모파마와 CMO 계약 체결 사실도 알리는 등 상반기에만 4건의 수주가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주 금액은 공개된 적이 없다. 특히 공시한 수주가 한 건도 없어 일각에선 실제 수주 경쟁력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스위스 론자 등 기존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데다가 일본 후지필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CDMO 시장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점도 롯데바이오에는 부담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그룹 지원 속 실적 개선 과제도

롯데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을 신사업 분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롯데바이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25억 원, 순손실 562억 원으로 전년 동기(2025년 1분기) 대비 매출은 43% 감소했고, 순손실은 149% 증가했다.

CDMO 사업은 고객사의 임상 개발 일정과 생산 계획에 따라 매출 발생 시점이 결정된다. 성공적으로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대형 수주가 뒤따르지 못하면 사업 지속성에는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롯데바이오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생산 규모 확대보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다양한 글로벌 잠재고객사들의 현장 방문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도 제1공장은 사용 승인 이후 오는 11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의 듀얼 사이트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계기로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바이오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553억 952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420만 9000주이고,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6만 658원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20일이고 구주주 대상 청약 예정일은 다음 달 19일이다.

기존 주주인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호텔롯데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앞으로 열리는 각사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