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지분 매각, '형제연합' 마침표…한미 거버넌스 안정화 국면
'형제 연합' 사실상 해체…오너가 화합 신호탄
'제약보국' 함께 잇는다…기업가치 제고 의지 강조
- 문대현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임여익 기자 = 한미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단기적으로는 오버행(잠재 매물) 부담이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3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갈등의 사실상 종결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오너 일가의 화합을 통한 거버넌스 안정화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 대표는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2.5%(170만 9788주)를 주당 4만 8000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821억 원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기존 5.09%에서 2.59%로 낮아진다. 공시 상 매각 목적은 현금 유동성 확보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지분 매각 자체보다 상징성이다.
한미그룹은 지난해부터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과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며 장기간 분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이미 보유 지분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에 넘기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선 데 이어, 이번에는 임종훈 대표가 가족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이른바 '형제 연합' 구도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아버님의 경영 철학과 뜻을 가장 진정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어머니 송영숙 회장, 누님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되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이 '한미를 한미답게' 키워가고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를 사실상 경영권 경쟁보다 오너가 화합과 기업가치 제고를 선택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지분이 나우아이비22호 펀드로 넘어가게 되면서 지배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해당 펀드를 송영숙 회장 측 우호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신동국 회장 측의 추가 지분 확대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한미그룹의 경영권 구도도 과거 '형제 대 모녀' 대립에서 송 회장 측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체제로 재편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한미그룹은 비만 치료제와 항암제 등 신약 개발, 글로벌 기술수출,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등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해 왔지만, 경영권 분쟁이 기업가치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혀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계기로 향후에는 지배구조보다 연구개발 성과와 글로벌 사업 확대, 북경한미 성장, 주주가치 제고 등 본업 경쟁력이 기업가치 평가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이슈보다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 경쟁력이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너 일가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겠다는 메시지를 낸 만큼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남아 있다. 신동국 회장 측과 기존 주주 간 계약을 둘러싼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고, 나우아이비22호 펀드의 향후 의결권 행사 방향과 추가 지분 변동 여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성기 창업주 가족 측이 31.05%, 신동국 회장 측이 29.83%, 라데팡스가 9.8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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