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 풀고 약값은 죈다…K-바이오시밀러 수혜 기대

미국·유럽 등 임상 간소화로 개발비 줄고 기간 단축
보험사 부담·본인부담 확대…저가 시밀러 수요 확대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면서 'K-바이오'에 기회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보험사 부담 확대와 환자 본인부담금 상향을 추진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임상시험과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임상 데이터와 새로운 대체시험법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 일부 초기 임상시험에 대해 신속 진입을 허용하고 바이오시밀러는 비교 임상시험을 원칙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방향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도 분석자료와 약동학 자료로 충분한 경우 비교 임상시험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비교 유효성 임상 3상 요건 완화를 위한 사전 검토에 착수했다.

주요 규제기관들이 임상 간소화에 나선 것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축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규제 허들이 낮은 중국과 호주 등으로 초기 임상과 전임상 단계가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각국이 임상을 자국으로 끌어오기 위한 규제 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존보다 빠르게 1상 임상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 초기 개발 단계의 부담을 줄이고, 자국 내 임상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중복적인 전임상 자료 요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동물실험 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그간 바이오시밀러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구조로 개발비가 수천억 원에 달하고 기간도 7~8년에 이르는 고비용 사업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현실화할 경우 개발비는 최대 70~90% 줄고 개발 기간도 수년 단축될 수 있다. 같은 자본으로 더 많은 품목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 직접적인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임상 부담이 줄어들수록 동일 자원으로 개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개발 속도와 시장 진입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규제 완화로 공급 늘고 보험 정책 변화로 가격 압박↑

여기에 수요 측면 변화도 맞물리고 있다. 미국 메디테어·메디테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2027년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지급 정책을 통해 보험사 부담을 늘리고 환자 본인부담금을 높이는 한편 의료 이용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고가 오리지널 의약품 사용을 줄이고 가격이 낮은 대체 약물 선택을 유도하는 구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규제 완화로 공급이 늘고 보험 정책 변화로 가격 압박이 커지는 구조가 동시에 형성되면서 시장은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규제 완화는 경쟁 심화라는 부담도 동반한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나고 이는 가격 경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특성상 가격 경쟁이 핵심 변수인 만큼 매출 확대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비용이 줄어들면 그만큼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전략이 가능해진다"며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 기회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