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JP모건 콘퍼런스 결산] AI 강풍 속 비만·신약 강세…뷰티도 눈길

빅파마들 일제히 AI 신약개발 도입 확대 선언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 빅딜 기대감 상승

12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he Westin St.. FRANCIS 호텔 내 행사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 로이터=뉴스1

(샌프란시스코=뉴스1) 문대현 기자 =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행사 '제44회 JP모건(JPM)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인공지능(AI)이 바이오와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나온다는 것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다수의 빅파마가 AI 신약개발 시대를 언급했다.

또 다른 흐름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비만치료제다. 비만약 시장을 장악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부터 로슈, 암젠 등 유수의 다른 빅파마까지 비만치료제 시장에 참전할 뜻을 밝혀 비만약 중심의 흐름이 더욱 길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우리나라는 국제무대에서 기술 영향력을 과시했다. 특히 처음으로 K-뷰티가 바이오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기술력을 검증받은 일부 회사는 빅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 AI 신약개발 시대 선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나흘간의 대장정을 15일(현지시간) 마무리했다. 최근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올해에도 1500여개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9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도시 전체가 만남의 장이 됐다.

올해 주인공은 '대세' AI였다. 대다수 빅파마가 AI를 외쳤다. AI가 신약개발에 활용되면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사례가 퍼지면서 이번 행사의 관심은 AI에 쏠렸다.

엔비디아는 첫날 릴리와 5년간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AI 신약 개발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슈를 선점했다.

이 연구소는 엔비디아의 최신 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을 활용해 릴리의 엔비디아 DGX 슈퍼포드 및 AI 공장 구축을 확장하는 데 사용된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AI 기술을 생명과학 분야에 도입해 자체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픈소스 AI모델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을 계기로 릴리와 동맹을 맺고 본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도 AI 신약개발을 예고했다. 국내 기업도 동참했다.

서진석 셀트리온(068270) 경영사업부 대표는 "2년 전부터 AI 신약 조직을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유전자 데이터에서부터 신약 타깃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내부에 도입돼 가능하다"며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AI 신약 개발 조직뿐만 아니라 거대 언어 모델(LLM), 로보틱스 등 공장 자동화까지 세 개의 축으로 AI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대표. ⓒ News1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도 AI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간의 성과나 단순 파이프라인 확대는 지양하고, 견고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며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비만 치료제는 알약으로 대전환 예고

비만 치료제는 여전히 뜨거웠다. 노보 노디스크의 이른바 '먹는 위고비'(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를 통과한 뒤 올 초부터 전역에서 유통되고 있다. 경구용 위고비가 시장에 등장하면서 환자들은 편리한 1일 1회 복용 알약으로, 기존 위고비 주사제만큼의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에밀 콩호이 라르센 노보 노디스크 본사 수석부사장은 "현재 우리의 초점은 비만,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등 기존 적응증을 충분히 전 세계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한 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에서 인슐린 공급을 선도하는 기업이었다"며 "앞으로 GLP-1 치료제 공급에서도 세계적 리더십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만약 오포글리프론과 3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 등을 개발 중인 릴리 측도 "더 나은 제품 프로필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고 로슈, 암젠 등도 이슬기 디앤디파마텍대표는 (347850) 대표는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 발표에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MASH 후보물질 'DD01'의 12주 및 24주 투약 중간 데이터를 공개하며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처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 News1
국내 플랫폼 기업, '잭폿' 재현 가능성…뷰티도 급부상

뷰티 쪽에선 글로벌 토탈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휴젤(145020)은 처음으로 대표이사급이 JPM 콘퍼런스 APAC 트랙에 서며 입지를 다졌다.

지속해서 수익성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매출과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궁극적으로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2028년 10%, 2030년 14%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까지 연 매출 9000억 원이라는 수치는 연평균 성장률(CAGR) 25% 수준이다. 매출 성장과 동시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50%로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클래시스(214150)는 로벌 에너지 기반 장비(EBD)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되며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패널 토론을 이끌기도 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행사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지 못한 탓에 작년 대비 한산한 것이 사실"이라며 "악화한 미중 관계로 중국 기업이 대거 빠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나흘 동안 1만 2000건 이상의 1대 1 투자자 미팅이 진행되는 등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K-바이오 업체들도 꾸준히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다보면 앞으로 빅딜의 기회도 열릴 것이다. 이를 위해선 규제 완화, 투자 유치 등 정부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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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The Howard에서 '코리아 나이트 @JPM 2026' 모습, 가운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와 김지희 솔루엠헬스케어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1.14/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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