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씨셀, 항암제 국내 1상 IND 자진취하…임상 중단 아닌 '경로 변경'
회사 주도 임상 대신 IIT로 전환…더 빠른 초기 임상 유효성 확인 초점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씨셀이 항암제 후보물질 'AB-201'의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자진취하했다고 밝히면서, 임상 실패나 개발 중단이 아니라 임상 경로를 조정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IND 취하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이번 사례는 개발 방향을 보다 빠른 초기 검증 쪽으로 옮긴 선택에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회사 주도 임상시험을 접고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IIT)로 전환하겠다고 명시한 점이, 규제 절차를 밟는 정식 임상보다 초기 임상적 유효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다. 공시상 표현 역시 '중단'이 아닌 '자진취하'로, 개발 자체를 포기했다기보다 임상 진행 경로를 바꿨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담았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씨셀은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항암제 후보물질 'AB-201'의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을 자진취하했다.
AB-201은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위식도접합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 2상 권장용량(RP2D)을 확인하기 위한 국내 1상 임상이 승인돼 있던 물질이다. 해당 임상은 용량증량과 용량확장 단계로 구성돼 있었으며, 최대 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었다.
지씨셀은 이번 자진취하의 배경으로 초기 임상적 유효성, 즉 임상적 개념증명(Clinical Proof of Concept)을 보다 빠르게 확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식약처 임상시험계획에 따른 회사 주도 임상 대신, 첨단재생바이오법에 근거한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 방식으로 개발 경로를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IIT 임상연구는 이미 일부 의료기관에서 승인된 상태다. 이로써 AB-201은 정식 IND 임상시험이 아닌, 의료진 주도의 임상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투여와 초기 반응 확인을 우선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보다 이른 시점에 유효성 신호를 확인하고, 이후 개발 전략을 재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결정은 임상 개발을 중단했다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시간과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만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향후 정식 허가 임상으로 어떻게 연결될지, 또 국내 임상 결과를 해외 개발 전략과 어떻게 연계할지는 향후 추가적인 설명과 실행 과정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AB-201의 IND 자진취하는 실패보다는 속도와 방향을 우선한 개발 전략 조정이라는 성격이 강하며, 지씨셀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임상 단계로 이어갈지가 이번 결정의 의미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씨셀은 "환자 대상 초기 임상적 유효성을 보다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국내 임상 1상 SIT를 첨단재생바이오법을 활용한 국내 IIT 임상연구로 개발 전략 전환했다"며 "해당 법을 활용한 국내 IIT 임상연구는 이달 1일 세브란스병원, 8일 건양대학교병원 등 각각의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승인받았다. 이에 국내 SIT 임상 1상 시험은 중단하고,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개발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jd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