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 의료비 1.4조…쇼핑·숙박 연계 패턴 분석"

'신용카드 데이터로 본 외국인 환자 소비패턴 분석' 발간
"특화 의료관광 모델 개발 등 정책·사업 기초자료 활용"

한 외국인이 명동에 있는 환전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외국인 환자의 신용카드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4 신용카드 데이터로 본 외국인 환자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유치사업자의 실적 보고를 토대로 집계되는 기존 유치실적 통계와 다른 내용을 담았다. 의료 이용뿐만 아니라 비의료서비스 업종을 포함한 외국인 환자의 실제 소비 규모와 업종별·국가별·지역별 소비 구조를 통합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신용카드로 의료 소비를 한 외국인 환자는 약 9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국내에서 사용한 전체 카드 소비 금액은 3조 6647억 원이다. 이 중 의료업종 소비는 1조 4053억 원으로 전체의 38.3%를 차지했다.

외국인 환자 1인당 카드 사용액은 전체업종 기준 약 399만 원, 의료업종만 볼 때 약 153만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환자의 의료 이용이 단일 진료행위에 그치지 않고 국내 소비 전반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업종별 소비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소비 1위는 피부과 5855억 원, 2위는 성형외과 3594억 원으로 나타났다. 두 진료과의 소비 금액 합계는 9449억 원으로 전체 소비의 25.8%를 차지했다.

이는 백화점·면세점·일반음식점·특급호텔 등 주요 관광 소비 업종의 합계 소비액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의료 소비가 외국인 환자 지출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 소비패턴에서는 외국인 환자 수 기준으로 일본, 미국, 대만, 중국 순이다. 의료업종 소비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 3071억 원, 일본 2796억 원, 대만 1284억 원, 중국 107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대만·중국·태국은 의료 소비의 75% 이상이 피부·성형 분야에 집중된 '미용·시술 중심 국가'로 분류됐다. 카자흐스탄·몽골 등은 종합병원·내과 중심의 '치료형 고액 소비 국가'로 나타나 국가별 의료 수요 구조의 차이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미국은 의료와 관광이 결합한 '복합형 소비 국가'로 의료업종 이용 비중도 높지만 동시에 백화점·호텔·항공 등 관광 소비의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소비 분석 결과 외국인 환자 전체 소비의 93.1%가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수도권과 주요 거점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은 전체 의료 소비의 87.6%를 차지했다.

서울은 피부과·성형외과와 함께 백화점 소비 비중이 높아 '의료와 쇼핑이 결합한 소비 구조'가 두드러졌다. 경기도는 종합병원·검진 중심 소비가 많아 치료 목적 의료관광 지역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동우 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 성과를 단순 '환자 수'가 아닌 의료를 중심으로 한 '연관 산업에서의 외국인 환자 소비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한 첫 사례로 정책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환자 의료 소비는 피부·성형 중심의 단기 진료부터 검진·치료 중심의 중장기 체류형 소비까지 다층적인 구조를 보인다"면서 "본 분석 결과는 지역별 국가·업종별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한 지역 특화 의료관광 모델 개발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산업계에서 정책·사업 기획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