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포투스' 독주 깨지나…한국MSD '엔플론시아' 영유아 RSV 출사표

한국MSD, '클레스로비맙' 식약처 국내 시판 허가 신청
이르면 내년 하반기 허가…영유아 RSV 시장 양강 구도

2025.8.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국내 영유아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 온 사노피코리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베이포투스'가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 한국MSD가 RSV 예방 항체 '클레스로비맙'(미국 제품명 엔플론시아)의 국내 허가를 신청하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엔플론시아의 국내 시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심사 일정을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영유아 RSV 항체 시장이 사실상 베이포투스 단독 체제로 운영돼 온 만큼 한국MSD의 진입은 시장 경쟁 구도를 바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엔플론시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장기 지속형 단일클론항체(mAb)로, RSV가 유행하는 시기에 태어나거나 첫 RSV 시즌을 맞는 신생아 및 영유아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한 번 투여만으로 RSV 유행 시기인 약 5개월간 예방 효과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체중과 무관하게 고정 용량(105㎎)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플론시아는 FDA 승인의 근거가 된 2b·3상 CLEVER 임상에서 생후 1세 미만 조산아 및 만삭아를 대상으로 RSV 관련 하기도 감염 발생률을 위약군 대비 60% 이상 감소시키고, 입원율은 84%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영유아 RSV 예방 항체제는 사노피·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베이포투스가 유일하다. 베이포투스도 생후 1년 미만 영아에게 1회 투여해 RSV 감염을 예방하는 장기 지속형 항체다. 미국·유럽 등 여러 국가예방접종(NIP)에 포함되며 사용이 늘고 있다. 다만 50㎎·100㎎으로 체중에 따라 용량을 나눠 투여해야 한다.

RSV는 기침이나 재채기, 오염된 손·물건과의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유행한다. 특히 2세 미만 영유아에서 감염률이 높아 이 연령대의 약 90%가 RSV에 한 차례 이상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V에 걸린 영유아 중 25~40%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증상이 악화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RSV 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RSV 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2025년 45주 차(11월 2~8일) 기준 21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22명) 대비 많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 4주(42~45주) 입원 환자의 84.1%가 0~6세 영유아로 확인되면서 산후조리원·보육시설 등 영유아 집단생활 시설에서의 감염 예방과 관리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RSV는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항체제가 사실상 유일한 예방 수단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항체제와 함께 임산부 대상 RSV 백신 접종을 병행해 면역 공백을 줄이는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