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2만명 집결 아시아 CDMO 행사서 수주 총력전[바이오재팬]

삼성바이오, 세계 1위 생산역량 소개…2032년 초격차 목표
롯데바이오·경보제약, 홍보전 후끈…KDDF, 신약개발사 지원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 전시장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5'에 참관객이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8일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 전시장에서 아시아 주요 바이오 행사 '바이오재팬 2025'가 시작됐다. 올해 행사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 2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다. 방문객들은 행사장 입구가 개방되기 전부터 끝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줄을 서서 개막을 기다렸다.

바이오재팬에서 가장 뜨거운 열기를 보인 곳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포진한 구역이었다.

CDMO는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과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은 분야다. 고객사로부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위탁생산(CMO) 물량을 수주하는 것이 주요 성과지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K-바이오'가 수주 총력전에 나서고 있었다.

일본 요코하마 파시피코 전시장에서 '바이오재팬 2025' 개막 전 참관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바이오재팬 2025'에서 한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가 자사 경쟁력을 소개하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초격차'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규모·품질신뢰로 日 공략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는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 CDMO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스 전면에 내걸린 '2032년 총 생산능력 132.4만L(리터)'라는 문구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L 규모 5공장 가동으로 확보한 총 78.4만L의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개막 직후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고객사가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한쪽 벽면에 새겨진 '385개 이상 규제기관 승인', '99%의 배치 성공률' 등의 기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개발의 처음부터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제공할 수 있는 CDMO 파트너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에 설치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 참관객이 방문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이 '바이오재팬 2025' 부스에서 고객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으로 바이오재팬에서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톱 20 제약사를 넘어 톱 40위권 제약사로 고객사를 다변화하면서 신규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임직원 50여명으로 사업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현재 5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개발, 생산, 규제 대응 등의 역량에 기반을 두고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선도 기업 잡아라'…롯데바이오, '듀얼 사이트' 전략 개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가능성은 한계를 넘어선다'(Possibilities Beyond Limits)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번 바이오재팬 수주전에 참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듀얼 사이트'(Dual Site)다. 미국 시러큐스에 인수한 생산시설에서는 임상용 소규모 생산과 차세대 먹거리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에 집중하고,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서는 대규모 상업생산을 전담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바이오재팬 2025' 행사장에 설치된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에 참관객이 방문하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투 트랙 전략은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목표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일본을 방문해 파트너링 미팅 등을 진행했다"면서 "바이오재팬 행사는 일본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롯데에 있어 상징적인 행사"라고 말했다.

'ADC CDMO 동맹' 경보제약·'K-바이오 지킴이' KDDF

특화된 기술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 전반을 조율하는 정부기관 역시 바이오재팬에 참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역량을 알리고 있었다.

화학합성의약품 원료의약품(API) 강자였던 경보제약은 최근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는 ADC 분야 CDMO 사업에 뛰어들었다. ADC는 항체에 강력한 항암제를 결합해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약물이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특수 설비가 필요하다.

경보제약은 바이넥스와 ADC CDMO 동맹을 맞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생산역량이 고부가가치 특화 기술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소기업벤처부와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충북테크노파크, 경북테크노파크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5'에서 'K-스타트업@이오' 통합관을 운영하고 있다. 2025. 10. 8/뉴스1 황진중 기자

이러한 기업들의 혁신과 도전 뒤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다. KDDF는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사업화 컨설팅, 글로벌 기술이전 등을 돕는 K-바이오 생태계 지킴이다.

KKDF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바이오벤처가 자금난이나 사업화 경험 부족으로 좌초하지 않도록 돕고, 최종적으로는 이들의 신약 후보물질 등이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같은 CDMO 기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생산돼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준다.

바이오재팬 현장은 제품 전시장을 넘어 아시아 제약바이오 패권을 향한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선도 기업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었다.

경보제약 등은 특화된 기술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고, KDDF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었다.

중소기업벤처부는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충북테크노파크, 경북테크노파크와 통합관인 'K-스타트업@바이오관'(K-Startup@BIO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유스바이오글로벌, 입셀 등 바이오벤처 30곳이 올해 통합관에 참여해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진행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