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제외 한 목소리…"대전환 필요"

K-바이오 경쟁력 강화 위한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제외로 그치지 않고 법령 정비해 글로벌서 점유율 확대해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25. 9. 29/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K-바이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보툴리눔 톡신 산업이 14년 묵은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업계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기술이 과도한 규제로 연간 1000억 원에 이르는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 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시민교육연합은 29일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K-바이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균주 자체 기술로 보기 어려워…글로벌 시장 나아가야"

정세영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석좌교수는 보툴리눔 톡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규제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균주는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일 뿐 '기술'이 아니다.

정세영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석좌교수는 "2010년 지정 당시에는 기술적 가치가 있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개발도상국까지 균주를 확보해 생산하는 시대"라며 "더 이상 우리만의 기술이 아니며, 해외에 유출돼도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서 중요한 기술은 독소를 대량 생산하고 고순도로 분리·정제하는 공정 기술"이라면서 "균주 자체를 기술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정세영 석좌교수는 보툴리눔 톡신과 관련해 새로운 특허 등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특허가 만료된 후 새로운 특허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 기술이 더 이상 독점적이고 획기적인 기술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생산 노하우 수준으로 변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정부가 2016년 '균주'까지 핵심기술에 포함한 것이 과도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6개 부처 소관의 7개 법령이 촘촘하게 관리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행정적, 비용적 부담을 가중하는 '옥상옥' 규제라는 지적이다.

정세영 교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국가핵심기술로 묶여 있어 수출 절차가 복잡하고, 해외 기업과의 공동 기술 개발이나 투자, 합작회사 설립에도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연간 기회비용 손실액은 최대 1000억 원에 이른다. 2030년 25조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4%대에 불과하다.

정 교수는 "핵심기술에서 제외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한다면, 세계 시장의 15~20%를 점유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며 규제 혁신을 통한 재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규제 혁신 '발상의 대전환' 요구…"입증 책임 전환해야"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인공지능(AI)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시대에 우리는 아직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가 기술이냐 아니냐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다"면서 "이 낡은 논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규제 혁신과 관련한 발상의 대전환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재국 부회장은 "현재까지는 핵심기술 해제에 대해 이를 원하는 산업계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면서 "이제는 바꿔야 한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가 있다면 기술을 지정한 위원회가 왜 그것이 계속 핵심기술로 유지돼야 하는지를 증명하도록 '입증 책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특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후 5년, 10년이 지나 기술 환경이 급변했음에도 과거의 잣대로 규제가 유지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 따라서 지정 기관인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가 주기적으로 지정 유지의 타당성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이는 단순히 보툴리눔 톡신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공익과 발전을 가로막는 모든 불합리한 규제에 적용될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